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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ny Kim Jan 31. 2017

우린 선택할 수 있을까?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정면승부! 로봇 아빠의 역습

 TV를 볼 때면 항상 152번을 눌러서 ‘짱구는 못말려’가 방영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습관처럼 변해버린, 이 만화시청은 나에게 특이한 편안함을 전달한다. 아주 오래된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 짱구의 에피소드들은 교훈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지만, 극장판에서는 더욱 특별하고 재밌는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빠르게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에 맞서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정면승부, 로봇 아빠의 역습’은 생각할 거리가 많다.

 허리를 다친 짱구 아빠(신영만)는 허리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 후 로봇으로 변해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갑자기 달라진 아빠의 모습에 가족들은 당황을 하지만 집안 일도 가족들 잘 살펴주는 아빠에게 익숙해져 간다. 자상하게 가족들을 돌봐주던 로봇 아빠가 가짜 수염 이식을 통해 권위적으로 돌변하게 되고 로봇 아빠는 기죽어 살아가는 남성들을 일으켜 세우며 일명 ‘아빠 최고’ 부대를 만들어 시청을 점거하기까지 이른다. 이에 떡잎 방범대(짱구, 철수, 맹구, 훈이, 유리)는 로봇 아빠에게서 수염을 제거하기 위해 뭉친다. 하지만 수염을 제거해도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고 고장 나 버린 로봇 아빠를 고치기 위해 짱구가 나서던 도중 아빠(신영만)를만나게되고, 아빠를 로봇으로 만든 배후 세력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빠와 로봇 아빠가 만나자 큰 혼란이 발생하지만 둘은 힘을 합쳐 배후 세력을 물리친다. 마지막은 가족들의 선택이다. 어느 아빠를 진짜 아빠로 받아들일 것인지…

 로봇 아빠는 모습(?)만 다를 뿐 기억도 목소리도 모두 아빠와 같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런 아빠의 모습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에 오히려 당황하는 쪽은 로봇 아빠다. 멀지 않은 시기에 AI의 시대가 다가오면 우리에게도 이런 모습이,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을까? 물론 과학자들이 AI나 로봇 과학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방지하겠지만, 조금은 다르게 또 재미있게 생각해 본다면 좋을 것 같다.

 로봇 아빠는 충분히이길 수 있는 팔씨름을 져주면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아빠에게 넘겨준다. 로봇 아빠를 단순히 ‘아빠’라고 부르지 않던 짱구는 마지막에 로봇 아빠를 아빠라고 부른다. 로봇 아빠의 희생을 통해 가족들의 혼란은 사그라든다. 이를 통해서 로봇 아빠가 과연 그저 로봇(기계)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생명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인격을 갖춘 존재다. ‘겨울 왕국’의 울라프를 보며 녹아버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왔듯, 인격을 가진 존재는 소중하고 특별하게 다가온다.

 인격을 가진 로봇은 인간과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마음을 나누고 추억하는 존재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인간과 인격을 가진 존재 사이의 저울은 어느 곳으로 향할까? 우리가 재는 저울은 과연 타당할까? 세상의 모든 것들이 결코 인간의 위해서 존재하지는 않는다. 우리 인간이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을 뿐, AI의 발전 앞에 인간 스스로 만들어가는 가치를 돌아볼 필요도그 속에 놓인 자신의 위치를 생각해볼 시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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