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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ny Kim Jan 13. 2017

기억을 되짚어 보면…

러브 레터(love letter)

 겨울은 매년 겨울 찾아온다. 겨울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귤과 전기장판, 눈 그리고 영화 한 편이 생각난다. ‘러브레터(love letter)’, ‘오겡끼데스까?’라는 대사로 유명한 일본 영화 '러브 레터'를 고등학교 겨울방학에 처음 봤다. 겨울과 눈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영화였다. 또는 찬 겨울바람에 식어버린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영화

 영화 ‘러브 레터’는 무언가 깊숙이 담겨있는 듯한 비장한 음악과 함께 시작된다. 2년 전 죽은 약혼자(후지이 이츠키)의 기일에 ‘히로코’는 우연히 약혼자의 중학교 졸업앨범을 발견하게 되고 그가 살았던 예전 주소로 “잘 지내?”라는 편지를 보내게 된다. 죽은 약혼자에게서 답장이 오게 되자 ‘히로코’는 기대와 궁금함에 가득 찬다. 해프닝 같은 동명이인(후지이 이츠키, [여])의 답장이었지만 이에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사랑이 얽혀있었다. 죽은 약혼자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출발에 대한 미안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히로코’와 그런 ‘히로코’ 에게 그리움을 채워줄 편지를 보내주는 ‘이츠키(여)’, 그 그리움의 편지 속에는 두 ‘이츠키’가 스쳐 보낸 사랑이 담겨 있었다. 두 이츠키는 어려서일까? 서로의 감정을 사랑이라 확신하지 못했다. 그렇게 두사람은 사랑은 시작을 앞두고 끝나게 된다.

 혹시 우리도 기억을 되짚어 살펴보면? 우리가 몰랐던, 스쳐 보냈던 사랑이 움츠리고 있지는 않을까? 단순한 기대일 수도 있다. 반대로 우리가 지나와버린 사랑을 간직하고 있을 수도 있다. 상대의 마음을 아는 것은, 또 전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말이 쉽지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을 오해해서 다툼이 일어나는 것도 흔하니까. 그렇기에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더욱 배워야 하지 않을까. 아련한 기억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사랑이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찬 말이다. 내가 누군가의 사랑이었다니. 이런 기억을 되살려 주기에 ‘러브 레터’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닐까? 나도 그런 순간이 있었지.. 그렇기에 그리운 순간들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지나온 순간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희망이 된다. 그렇다면 사실 우리 삶은 축복으로 가득 차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에 대해 더욱 많이 알고 싶어 진다. 무엇을 하고 자랐는지, 어느 곳에 살았는지, 무엇을 경험하고 살았는지 등등 영화 ‘러브 레터’는 그런 물음을 주고받으며 ‘러브 레터’가 되어간다. 과도하면 집착이 될 수도 있지만 연인 관계의 발전을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한 관심이 아닐까? ‘러브 레터’가 조금은 특별한 영화인 이유는 ‘이츠키’ 자신이 기억을 되살려 보내는 편지가 그냥 편지가 아닌 마음 한편에서 숨겨뒀던 따스한 추억들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미안함, 그리움, 죄책감 등의 마음이 올라와 쉽게 이츠키를 놓을 수 없었던 히로코가 이츠키(여)에게 편지를 돌려줌으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구나 생각할 수 있었다. 우리의 마음에서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 아닐까? 머리로는 가능하지만 마음으로는 안될 때 여유 있게 마음을 달래줘야 한다.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잊는데 오래 걸리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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