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아라 May 09. 2022

여름을 부르는 토마토

토마토가 가까워지는 계절

안녕하세요. 홈그라운드의 안아라입니다.

또,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

그 사이 방역 정책이 해제되고 밖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었어요.

아직 조심스럽지만, 마스크 없이 집 앞 공원을 도는 기분이 아주 상쾌합니다.

또, 다른 변화는 이전 서울의 인파와 교통량을 체감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출장일을 주로 하였어서 교통 상황을 늘 예의 주시하며 운전 시간을 골랐는데, 그간 까마득히 잊고 있었지요. 예전의 서울이 순식간에 돌아온 듯 묘한 기분에 휩싸입니다.


행사 업무에 대한 문의도 속속들이 오고 있어요. 행사일은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재난으로 가다 엎어지고를 반복했던 분야라 문의에 응답드리고 있으면서도 아직 마음이 놓이지 않기도 합니다. 일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선 좋은 방향을 더 생각하며 어떻게든 조심스레 다시 디딜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래서 마음이 바빠지는 계절이지만, 아름다운 날씨 덕에 조금은 덜 긴장하고, 더 즐거운 마음으로 바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5월, #홈그라운드_반짝식당 을 비롯해 메뉴 품평회, 케이터링 등 순식간에 일정이 채워지고, 또 새로운 분들과도 만나야 하는 시기라 잘 가다듬고 좋은 컨디션으로 저벅저벅 가보렵니다. 열심히 준비하는 행사는 오셔서 즐기는 손님들로 완성됩니다. 곧 소식드릴게요!


5월을 계획하는 일을 하며, 스튜디오를 열어두니, 친구들이 찾아왔어요. 그럴 때마다 열심히 꺼내 먹은 것이 있습니다. 지난 품평회 때 만든 홍고추 토마토소스입니다. :-) 토마토, 홍고추, 마늘을 오븐에서 잘 익히고, 소금과 올리브 오일, 조금의 아가베 시럽, 향신료로 간을 한, 아주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소스입니다. 토마토는 날이 뜨거워질수록 가격이 내려가고 맛은 올라갑니다. 가정마다 구비해두고 쉽게 먹는 토마토는 날이 쌀쌀할 때, 매콤하고 뜨겁게 먹기도 하지만, 바람에 뜨거운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면 추울 때보다 더 당기는 재료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해를 잘 받은 토마토의 짙은 풍미가 조금 아쉬운 계절이어요. 그럴 때, 큰 토마토와 당도가 높은 방울토마토를 섞어 쓰고, 아주 약간의 토마토 페이스트의 힘을 빌어 밸런스를 맞춥니다. 채소의 맛이 풍부한 신선한 토마토를 썰어 소금과 맛 좋은 올리브오일, 후추, 생바질 조금을 뿌려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뭉근하게 끓여야만 나오는 토마토의 풍미도 좋아합니다. 이 소스는 뭉근하게 끓이기 전 단계 정도로, 갈아만드는 가벼운 소스에요. 그렇지만, 냉장고에서 3~4주까지 보관하며 먹을 수 있습니다. 가공식품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한 맛의 채소 소스를 만들어두면, 한주가 든든하고 집에서의 식사가 가뿐하고, 또 기대될 겁니다. 재밌게도 추울 때 거의 찾질 않는 토마토가 여름이 가까워지면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아요. 날이 더워져 소스를 끓일 엄두를 내지 못할 때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오븐 열기가 지옥불처럼 느껴질 땐, 그냥 시원한 토마토 쥬스를 갈아마셔요. 호호. 아직 시원한 바람이 부는 지금이 즐겁게 만들기에 딱인 것 같습니다. 후후.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어요. 배달 음식 줄이고, 부지런히 만들어 저장하고, 아낌없이 드세요.)

주물 냄비에 파나 리크, 마늘을 볶다 토마토를 넣고 뚜껑을 닫고 뭉근하게 익히다 크러쉬드 레드페퍼를 첨가해 갈아서 간편히 무수분 토마토 수프를 만들기도 합니다.
방울토마토는 건조기에 말려도 맛있죠. 잘 말린 토마토를 월계수잎과 함께 오일에 저장해 두고 먹고요.
소스에 넣을 홍고추와 마늘, 익기 전의 선명한 붉은색이 탐스럽죠.
수분이 많은 큰 토마토를 오븐에서 뭉근하게 익히면 이렇게 됩니다. 껍질 채 갈아도, 벗겨서 갈아도 되어요. 꼭지는 떼어내고요. ^^;

[홍고추 토마토소스]

    홍고추 10개 (매운맛을 좋아하는 분은 청양 홍고추 사용)

    완숙토마토 3개 또는 완숙토마토 2개와 방울토마토 20알

    깐 마늘 4알

    올리브오일 10g / 홍고추 토마토 마늘 오븐 익힘에 사용할 여분의 오일 2g

    아가베 시럽 3g (시럽의 양은 토마토의 당도를 보고 조절합니다)

    가람마살라 가루 2g (커리 파우더로 대체하거나 생략 가능)

    화이트와인식초 1큰술

    소금 한 꼬집 + 오븐 익힘용 1작은술

    토마토 페이스트 30g


필요한 기구: 고속 블렌더 혹은 핸드 블렌더


1) 홍고추, 완숙토마토, 마늘을 오븐 팬에 올리고 소금 1작은술과 오일을 두른 뒤, 20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15~20분 굽습니다. (중간에 보고 한 번씩 뒤적여주세요. 오븐 안에서 홍고추와 토마토가 숨이 죽고 껍질이 노릇해지거나 조금 탈 정도까지 익으면 꺼내 줍니다. 그렇지 않다면 10분 정도 더 시간을 두고 익히세요)

2) 5분 정도 지났을 때, 오븐을 들여다보고 마늘이 노릇하게 잘 익었으면 타지 않도록 먼저 빼둡니다.

3) 껍질이 부풀어 익은 홍고추와 토마토를 오븐 안에서 한 김 식히고, 뜨거운 기운이 가시면, 홍고추는 길게 갈라 씨를 빼내고, 토마토는 껍질을 벗기고 잘라 모두 블렌더 통에 넣습니다. 오븐 팬에 모인 맛있는 야채즙을 버리지 말고 꼭 블렌더 통에 같이 넣으세요.

4) 올리브오일, 아가베시럽, 가람마살라 가루, 화이트와인식초, 소금, 토마토 페이스트, 익혀둔 마늘을 토마토와 홍고추가 담긴 블렌더 통에 합쳐 넣고, 곱게 갈아줍니다. 한 김 식혀 소금으로 부족한 간을 합니다.

5) 다 식으면, 냉장고에 넣어 1시간 숙성 후에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물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마른 수저로 떠서 사용하고, 냉장고 안쪽에서 보관하면, 2주 이상 보관할 수 있습니다. 파스타, 떡볶이, 리소토, 라자냐 소스, 샌드위치나 오믈렛의 소스, 토마토 수프, 토마토 카레의 베이스 소스 등 토마토소스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만능 토마토소스입니다. 홍고추의 매운맛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부드러워지고, 살짝 올라오는 홍고추와 커리 풍미가 감칠맛과 함께 속을 따뜻하게 해 속이 제법 편안한 토마토소스입니다.   



손님이 올 때마다 이 홍고추 토마토소스로 만들어먹은 파스타 중, 토마토 참치 파스타 레시피를 싣습니다.

[토마토 참치 파스타]

    기름 뺀 참치 1캔 (100g 작은 것, 참치를 생략해도 그것대로 맛있는 토마토 파스타가 됩니다)

    홍고추 토마토소스 3~5큰술 (취향껏 조절)

    냉장고에 남아있던 10cm 길이의 쥬키니 호박 채 썬 것 (애호박 양송이 새송이 브로콜리 양파 등 남은 야채 중 볶기 좋은 어느 것이든 가능)    

    마늘 4알 (편 썰기)

    먹고 싶은 파스타면 어느 것이나 150~200그람 (넉넉한 2인분)

    올리브오일 (팬 바닥이 자작할 정도)

    후추 파슬리 파마산 치즈 취향껏


1) 깊은 파스타 냄비에 2~3리터 정도의 물을 채우고 끓입니다. 물이 끓으면 소금을 크게 2~3 큰술 넣어 바닷물 정도로 짠 물을 만들고, 파스타면을 잘 펼쳐 넣습니다. 면이 모두 끓는 물에 잠길 때까지 저어 넣어 골고루 익게 합니다.

(파스타면마다 익힘 시간이 다릅니다만, 저는 5~7분 정도 지났을 때, 젓가락이나 집게를 사용해 파스타 면 중간을 잡아봅니다. 축 늘어지지만 어느 정도는 탱탱함이 있는 상태의 파스타를 끊어 가운데의 하얀 심지가 아주 작은 점처럼 보일 때 건집니다. 이날은 스파게티면을 사용했습니다.)


2) 냄비에서 면이 익는 동안,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바닥이 자작할 정도로 붓고, 편 마늘을 넣고 불을 올립니다. (마늘 오일을 낼 때, 절대 센 불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마늘 향이 올라올 정도의 중 약불이면 충분합니다.)


3) 마늘향이 올라오면, 채 썬 쥬키니 호박과 소금 한 꼬집을 넣고, 강불로 올려 쥬키니 호박이 숨이 죽을 때까지 골고루 볶습니다.


4) 중 약불로 줄이고, 기름 뺀 참치를 넣고 수분이 날아갈 때까지 적당히 섞어 볶다, 면수 1/4컵 정도를 부어 볶은 재료들의 맛이 어우러지도록 잠시 약불에서 끓입니다. 이 상태로도 맛있는 참치, 쥬키니, 마늘 에멀션(국물이 뽀얀 상태)이 됩니다. (참치를 넣지 않는 분은 참치 생략)


5) 여기에 적당히 익은 면을 넣고, 불 위의 팬에서 섞고, 바로 홍고추 토마토소스도 넣어 전체적으로 비비고, 자글자글 잠깐만 끓이다, 간을 봅니다. 간이 부족하다면 소금 조금 넣습니다. 불 위에서 수분이 조금 날아가면, 면에 소스가 붙고, 윤기가 도는 상태가 됩니다. 완성입니다. 따뜻하게 데운 접시에 올립니다. 촉촉한 정도로 팬 위에서 내려야 먹으면서도 뻑뻑해지지 않습니다.


6) 올리브오일, 파슬리, 후추, 파마산 치즈 등 취향껏 뿌려 먹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급한 봄나물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