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자락에 서서 생각하는 9월 회상
8월 내내 꽃을 피우던 더덕이 9월에도 꽃을 피워 밖에 매달기를 멈추지 않는다. 더덕꽃, 과연 '롱'처럼 또 '종'처럼 생겼다. '롱'(籠)이라면 기름에 결은 종이로 만든 들롱 즉 지롱(紙籠)이다. '종'(鐘)이라면 악기의 한 종류인 악종(樂鐘)이다. 악종의 예로는 12개의 구리종으로 구성된 '편종'이 있다. 불을 켜 어둠을 밝히는 '롱'이어도 좋고 소리를 내어 경각심을 일깨우는 '종'이어도 좋다.
9월이 왔다. 9월이 오기 전에는 9월이 오면'(Come September)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설렘도 있었다. 기다리던 그 9월이 왔다. 9월 첫날 아침에 눈에 띈 건 더덕 꽃이다. 더덕의 본래 이름은 가덕(加德)이었다고 한다. '가' 자가 '더할 가' 자여서 '가'가 '더'로 바뀌어져 '더덕'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
더덕꽃, 이렇게 9월 내내 달리어, 내 안의 無明을 밝히고 깨우쳐 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더덕꽃의 꽃말대로 '성실'과 '감사'가 덕으로 쌓이는 9월이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기다리던 9월도 이제 다 갔다. 모레 글피이면 10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