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마드키미 Feb 02. 2022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 노동자

외노자도 계급이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위치상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이에 있다. 그러다 보니 이곳에 와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도 살면서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나라의 사람들이 많다. 새로운 나라 사람을 만나면 새로운 나라에 간 것처럼 호기심이 생긴다. 그 사람들을 보며 내가 정말 아프리카 대륙에 가까이 있구나 실감한다. 나라는 사우디 아라비아이지만 정작 본토 사우디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렵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 사람의 origin이 어딘지 궁금해 물어보고 그러다 진짜 사우디 사람을 만나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냥 반갑기까지 하다.


- 공항에서 호텔까지 이동할 때 택시기사는 파키스탄 사람

  (이 나라의 드라이버들은 거의 인디아, 파키스탄 쪽)

- 호텔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네팔, 방글라데시 사람

- 사우디 유심을 꽂을 사우디 전용 핸드폰을 사러 갔는데 거기에서 폰을 파는 사람은 아프리카 수단 사람

- 현재 일하는 곳에서 만난 에티오피아, 모로코, 케냐, 소말리아, 이집트 사람들

- 그리고 전 세계 어디를 가던 너무 쉽게 만날 수 있는 필리핀 사람들 

  (이들은 아기 돌보는 내니, 간호사, 하우스 키핑 등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 

- 그 외 미국, 뉴질랜드, 프랑스, 영국인 등등

- 눈에 띄게 많은 건 아니지만 한국인은 간호사, 건설 쪽에 많이 종사하는 듯하다.


 이렇게 많은 외노자들이 사우디에서 돈벌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외노자들 사이에서도 계급이 존재한다. 정확히 선을 그어 나눈 계급은 아니지만, 노골적으로 사람들을 다르게 대우하는 게 씁쓸했다. 피라미드의 제일 꼭대기에는 이 나라의 주인인 사우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피라미드 꼭대기 아래, 외노자들의 계급은 출신국이 어디냐에 따라 결정된다. 출신국이 경제적으로 부유하면 대우가 좋다. 출신국이 가난하면, 좀 격한 말로 “종” 부리듯이 부린다. 너무 그 온도차가 심해서 몇 번 놀란 경우가 있었다.



그럼 한국인 외노자 위치는?

 현재 전 세계가 K 열풍이다. 한류 열풍으로 어딜 가나 코리안이라고 하면 너무 친절하고 대우가 좋다. 이럴 때마다 국뽕이 차오른다. 나라 잘 두고, 시기 잘 타서 K-열풍에 나도 살짝 한 발 담근다. 그래서 코리안 외노자의 서열은 피라미드의 위쪽에 있다고 보면 된다. 감사하다 ;)



 그리고 이곳이 이슬람 종주국이다 보니 근처의 아랍국의 무슬림들이 이곳에 많이 있고, 그들이 조직에서 좀 중요한 자리에 있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제3 국 노동자를 대하는 걸 보고, 저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저것밖에 안 되는 것에 또 한 번 놀란다.  하나의 가벼운 예로, 나는 스파에서 일을 하다 보니 고객 관리 후 타월 정리와 여러 뒷정리를 내가 하고 그게 당연한 거다. 그런데 나의 무슬림 co-worker는 본인이 고객관리가 끝나면 필리핀 co-worker에게 전화해 "종" 부리듯 뒷정리를 시킨다. 그럼 그 필리핀 아이는 또 아무 말도 안 하고 가서 뒷정리를 하고 있다.  


 그들의 의식 수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건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내 기준에서 본 거고, 그 아랍 레이디들은 그동안 쭉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어쩌면 이렇게 사람 부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모던한 2022년에 사는 그녀들이 조금 더 성숙하게 사람을 대한다면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