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루샤에서 장비점검
케냐 나이로비에서 탄자니아 아루샤/모쉬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두대씩 있다.
오전 8시/ 오후 2-3시
오전 8시에 나이로비를 출발해, 오후 2시에는 탄자니아에 도착해야 되는데 그날그날 국경(Border)의 상황에 따라 도착 시간이 달라진다. 케냐와 탄자니아의 육로 국경은 나망가(Namaga)이다. 내가 국경을 넘는 그날은 사람들도 많고 분주해서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Welcome to Tanzania!
내가 정말 이제 탄자니아로 가는구나 신기했다. 도착 비자를 받아야 해서 줄을 길게 섰다. (도착 비자는 USD50) 한국사람처럼 보이는 아시안들이 많았는데, 다 중국인. 중국인이 엄청 많았다.
아루샤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나이로비의 여행사와 이미 연락을 주고받아 나를 기다리는 드라이버가 마중 나와 있었다. 이 아프리카에서도 저들의 여행사 사업은 촘촘하게 컨넥션이 잘 이뤄지는 거 같다. 특히 나 같이 쉬운(?) 손님은 편할 듯 ㅋㅋ
탄자니아에 도착을 2월 10일에 했고, 원래의 계획은 다음날인 2월 11일에 바로 등반을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도저히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하루 더 쉬고 이동하기로 했다. 그다음 날은 직접 가이드를 만나 장비점검을 하기로 했고, 2월 12일부터 본격적인 등반을 하기로 했다.
대부분 고산으로 원정 오는 사람들은 한국에서 자신의 장비를 가지고 온다. 그런데 나는 내 장비가 정말 1도 없다.
있는 것이라고는 오스프리 26L 백팩과 날진수통 500ml 밖에 없다. 모쉬나 아루샤에서 등반 전 장비를 다 대여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아루샤로 넘어오기 전 나이로비 여행사와 이 장비 부분에 대해 미리 이야기했다.
왓츠앱으로 모쉬의 다른 트레킹 여행사와 상담을 했을 땐 장비를 공짜로 다 대여해 주기로 했는데 너희도 그렇게 해 주면 고맙겠다. 그리하여 감사하게도 장비는 다 무료로 대여받기로 약속하고 아루샤로 왔다.
아루샤에서 하룻밤 자고 그다음 날 내가 묵는 호텔에서 가이드들과 만나서 직접 장비를 보러 갔다.
아 오랜만에 느껴지는 야생의 산 사람들의 기운이 그들에게서 마구마구 전해져 온다. 산 사람들은 어딘가 모르게 순수하며 투박하다. 야생의 날것!
Issa와 David
Issa는 내 장비를 체크해 주고 David이 7일 동안 나와 함께할 가이드이다.
첫 번째 사진에 보이는 아저씨가 Issa.
그에게선 야생의 산 사람 냄새가 마구마구 난다.
그리고 두 번째 사진에 보이는 까만 손은 David.
탄자니아에선 식당에서 밥을 먹기 전에 일하는 사람이 저런 주전자를 들고 와서 손에 물을 부어준다.
그렇게 손을 씻고 고기를 뜯어먹고, 식사를 마친후에 또 저렇게 주전자를 들고 와서 손을 헹구게 한다.
아날로그인데 뜨뜻한 물에 손 씻고 나름 깔끔하다.
등반전날인데 저렇게 술을 마셔도 되는지, 걱정은 내 몫
이들을 따라서 그들의 장비가 있는 곳으로 갔다. 허름하다고 보여주기 싫어했지만, 결국은 우겨서 그들의 장비 창고로 가서 내가 필요한 거 다 챙겼다.
파워뱅크(Power Bank) - 산에 가면 폰을 충전할 곳이 없기 때문에 만땅으로 충전된 일주일 동안 쓸 파워뱅크 큰 놈을 하나 가지고 간다.
따뜻한 쟈켓 (Warm Jacket)
긴 티셔츠 2 (Long sleeve T shirts)
양말 3 (Trekking Socks) - 양말은 직접 사서 가져다 줌, 아 정말 나도 너무함. 이런 건 미리 준비를 하고 가는 게 맞다 ;;;
매트리스 (Sleeping mat) - 침낭 밑에 깔 것
창 넓은 모자(Wide Hat) / 따뜻한 모자(Warm Hat, beanie)
날진 수통 (Nalgene bottle 1.5L)
방수바지(Rain trousers)
정상용 방수바지(Summit pants)
판초 우의(Poncho raincoat)
바라클라바 (Balaclava)
넥 워머 (Buff)
고글 (Glacier Goggles) - 고산에서는 일반 선글라스로는 해를 가리기 너무 약하다. 특수 고글을 써야 된다.
얇은 장갑 (Thin gloves)
두꺼운 장갑 (Heavy Gloves)
손 핫팩 (Hot pack)
은박지 (Emergency blanket) - 내 몸을 감쌀 정도 크기의 은박지인데 밤에 잘 때 몸에 감싸고 침낭 안에 들어가면 확실히 없는 것보다는 온기가 돈다.
침낭 (Sleeping Bag)
침낭 라이너 (Sleeping Bag Liner)
레키 스틱 (Trekking poles)
대형백 (Duffel Bag) - 빌린 장비와 내 장비를 큰 배낭에 다 집어넣으면, 등반 시 포터가 이 가방을 짊어지고 함께 등반을 한다.
등산화 (Hiking boots)
이 중에서 파워뱅크(20불)와 등산양말-3(5불)은 따로 계산을 했고, 아루샤의 묵던 호텔 옆에서 20불 주고 민트색 바람막이를 7일 대여했다.
그리고 그들을 내방까지 데리고 와서 필요한 것들을 더 챙겼다.
긴 면티 2 - 등산용으로 땀 흡수 잘되는 티가 좋긴 하나 없으니 면티로. 밤에 몇 겹으로 껴 입고 잘 때 면티 이용.
룰루레몬 레깅스 2 - 여름용 하나랑 약간 두꺼운 겨울용 하나. 여름용은 잘 때 내복처럼 입었다.
트레이닝 면바지 - 밤에 잘 때 입었다. 정상 등정날은 레깅스 입고, 트레이닝 바지 입고 그 위에 정상용 방수 바지를 입었다.
룰루레몬 반팔티셔츠 2 - 등반 중 이너로 입고 괜찮음. 잘 마른다.
스포츠 브라 3 - 날짜별로 더 가져갈 수 있으면 더 가져가는 게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 축축한 채로 다시 입으려니 아주 고역.
팬티 6 - 이 역시 기능성으로 잘 마르는 게 좋지만, 없어서 면 팬티로. (TMI)
나이키 패딩 - 정말 피부처럼 입고 있었다. 잘 때도 항상 입고 자고 정상등정 때도 입었다.
울 양말 2 - 밤에 잘 때 신고, 정상등정날은 등산양말 안에 하나 더 신었다.
뜨거운 물주머니- 밤에 텐트 안에서 추울 때 끼고 자면 딱이다.
파스/ 파나돌- 고산약으로 Diamox를 다 챙겨가던데 난 파나돌로 대신했다. 머리 아플 때마다 잘 먹었다.
감기약 - 가이드/포터들 잠 못 잘 때 한 알씩 먹고 꿀잠 잤다고 한다.
스트렙실 - 등반 중 입에 한알씩 넣어두면 시원하다.
고추장- 사우디에서 준비해서 간 게 있는데 입맛 없을 때 짜 먹으니 꿀맛.
물티슈- 7일 동안 못 씻으니, 물티슈로 얼굴 닦고 몸 닦고 must have item!
초콜릿 바 - 킷켓, 에너지바 등등 초콜릿을 사우디서 엄청 챙겨서 가져왔는데, 산에서 힘 딸리고 배고플 때 하나씩 까먹으니 딱이다.
그리고 피부를 지켜보겠다고 여러 장의 마스크팩/선크림/수분 크림/닦토 등등등, 우리 포터 Adam에게 미안했다.
고산에 올라가니 마스크팩은 너무 차가워서 얼굴에 올릴 수가 없었다.
이렇게 급하게 장비점검까지 완료했고 짐을 다 쌌다.
다음날 아루샤의 호텔 앞에서 8시 30분 가이드 David과 만나기로 했다.
이제 진짜 킬리만자로 원정의 느낌이 난다.
몸 컨디션 잘 유지해서 등반 잘할 수 있게
차분히 긴장된 채 마지막 속세의 밤을 보냈다.
잘해보자.
킬리만자로.
두근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