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주온 Apr 21. 2018

처음의 감정을 떠올려본다

D-55, 녹색당 지방선거 대작전 10일차

 어제는 전북 진안으로 칵테일파티를 다녀오느라 외박을 했고, 일지를 못 썼다. 이렇게 밀려가는가.
 
마이산에 걸린 초승달이 매력적인 밤이었다.

진안과 장수 당원들이 함께한 행사와 소소한 뒷풀이를 마치고 고요하고 컴컴한 방에 김선경 전북공동운영위원장님(이자 전북 비례후보 예정자!)과 나란히 누웠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잠에 빠져들기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경위원장님 파트너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아마 오버워치(게임) 하고 있을 것. 주온님은 오버워치 하느냐 -> 나는 안 한다. 그럼 선경님은? -> 당근. 태어나보니 우리집은 오락실이었다 로 시작한 대화가
 
선경님의 부모님 연애이야기로 갔다가 최근 커다란 바이크를 취미삼아 타시는 선경님 어머니 이야기를 거쳐(정말 웃긴 이야기 한 보따리다), 가늠불가 스펙트럼의 경험을 하신 20대의 선경님을 지나, 현재의 삶으로 돌아왔다. (나도 옛날 이야기를 좀 했는데, 독재자같던 중학교 반장 시절 축제 때 올린 연극 연출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당시 배우였던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나서 또 한참은 각자가 느끼는 “감정”의 정체에 대해서 얘기했다. 밤구름 같은, 희뿌연 연기 같은, 날벌레 소용돌이(swarm) 같은 이야기에 몰입할수록 칠흑같던 방안에 우리 둘 말고도 우리 얘기에 귀 기울이고 있는 다른 존재들이 머무르는 느낌이 들었다. 예전 같으면 그런 오싹한 기운에 쭈뼛 긴장했을텐데, 이상하게도 어제는 그냥 그 분위기를 가만히 두고보았다. 정세랑 작가의 소설을 읽은 덕이다. 특히 <보건교사 안은영>
 
2016년 총선 때, 전주 한옥마을 선거유세 때 정말 우연히 처음 만났던 선경님. 혜성처럼 등장해 엄청난 에너지로 한옥마을을 뒤집어놓으시며 선거운동 막바지에 지쳐있던 모두를 응원해주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참 고맙고 신기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어느새 나는 우당탕탕 비례후보에서 임기 5개월 남겨둔 녹색당 운영위원장이 되었고, 선경님은 막 전주에 이사온 새 주민에서, 토닥토닥 책방의 ceo이자 전북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되었다. 맡은 역할 가운데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부분을 돌아보다가, 우리가 왜 지금의 일을 하고자 했는지 그 처음의 감정을 잊지 말자고 얘기하다가 졸려오고.. 5월 10일 전주 칵테일파티를 기약했다. 잠든 시간을 확인하진 않았다. 아침 햇살이 쏟아져 눈이 떠진 시간은 여섯시 반.


못 쓴 것) 진안 마을 사무장 부부의 마을 살이 이야기와 깨달음들, 전국 대의원대회 감동 후기, 칵테일파티 최초로 선관위원 두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했던 진안 칵테일 파티. 그리고 어제 나로선 처음보는 임준연 위원장님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표정이 신기했다.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어느 곳에 존재하느냐가 이렇게 중요하다.

임준연 진안군의원 예비후보, 김선경 전북 광역비례후보 예정자 존경하는 두 분 후보님들 화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밑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