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 나름, 다행이다

이렇게 마음 먹었다

by 단미


여전히 싱그러운 아침을 맞이하고 초록빛 가득한 산을 올랐다. 몸을 움직이기에 적당한 날씨여서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일도 어렵지 않다. 오늘은 평소에 가던 반대 방향으로 올랐다가 내려왔다. 같은 길이라도 방향을 달리해서 보는 모습은 다르게 느껴진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발길이 원하는 대로 방향을 잡는다.



땀을 흘리며 오르막을 오르다가 평지를 걸으며 바람을 맞는 기분이 시원하다. 하지만 멈춰 서서 쉬는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봄날의 아침 바람은 금방 싸늘함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땀 흘리고 멈춰 서서 쉰다면 금방 감기에 걸릴지도 모르겠다. 출근해야 하는 이유로 여유 부릴 틈 없이 부지런히 걸어야 하는 상황이 다행스럽다.







한 시간을 걷고 기분 좋게 돌아오는 길에 앞에서 걸어오는 두 사람이 보았다. 조금 나이 든 여성분이 더 젊은 여인에게 기대어 걷고 있다. 몸이 불편해 보였다. 거리가 가까워지니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되었다. 나이 든 여성분이 한쪽이 마비되어 불편한 몸이었다. 온전한 손으로 젊은 여인의 팔짱을 끼고 걷고 있다.



뇌졸중이 아닌가 싶다. 몸 한쪽이 마비되어 불편한 몸이 된 것이다. 이른 아침에 운동을 하러 나온 모습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며 재활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이리라. 그 모습을 한참 동안 지켜보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나에게 찾아온 것이 말초성 안면마비가 아니라 중추성 안면마비로 뇌혈관의 문제가 생겼다면 어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모든 일이 생각하기 나름이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아서 그렇지, 일단 생각을 바꾸고 나면 마음이 따라 움직인다. 애써 괜찮다 생각하며 노력해도 마음 다지기가 쉽지 않았다. 내 안의 생각 속에 갇혀서 마음 따로 생각 따로였다. 생각이 바뀌고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마음의 변화까지 생기려면 뭔가 계기가 필요하다 생각된다.



아침 운동길에 만난 몸이 불편한 여인의 모습을 보며 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얼굴이 조금 변했을 뿐 몸을 움직이는 것에는 불편함이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아침에 만났던 여인의 모습이 유난히 잊히지 않는 하루였다. 우연한 만남이 나에게는 특별한 계기가 되었다.



'다행이다. 그래, 이만하길 정말 다행이다'라고 마음을 다져야겠다. 안면마비로 인해 오랫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아무렇지 않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괜찮다고 말할 수 있도록 변해야겠다. 마음먹고 생각하고 실천하면 언젠가는 정말로 괜찮아지지 않을까?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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