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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Mar 01. 2024

결혼식 다녀오며 눈여겨보는 것들

삼일절이면서 공휴일이다. 결혼식에 다녀왔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하고 아이 낳고 기르는 것도 같은 시기인 친구들이 많다.


최근 자식 결혼시키는 친구가 많다. 연애는 하되,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젊은이가 많다는 뉴스를 접할 때가 있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갖춰서 가정을 이루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 현실인지 보여주는 단면이겠지. 가장 문제는 살아갈 집을 마련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려받은 재산이 있거나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한,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 집마련 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해졌으니 결혼이 쉬울 리 없겠다.


그럼에도, 마음이 하나 되어 결혼하는 모습을 보면 기특해서 칭찬해주고 싶다. 자식 결혼시키는 친구가 부러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식도 결혼해야 할 나이가 되니 현실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없다. 어떤 배우자를 만날지, 내 집 장만을 있을지, 언제쯤 결혼하게 될지.. 등등. 자식 결혼시키는 친구를 보며 앞으로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요즘 결혼식은 아주 단순하고 간소하게 치러진다. 주례가 없어진 것은 오래되었고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신랑신부가 만든 순서대로 진행되는 듯하다. 가벼워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좋아 보이기도 한다.


오늘 결혼식에서 특별한 순서가 있었다. 신랑신부의 아버지 두 분이 함께 입장하는 것이었다. 신랑처럼 멋지게 단장한 아버지 두 분이 나란히 입장하는 모습은 처음 보았고, 새로운 모습이었다. 그다음은 어머니가 입장했다. 양가 부모님이 나란히 하객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결혼식에서 신랑아버지의 역할이 없었는데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 좋아 보였다. 양가 아버지가 입장하고 부모님이 함께 감사 인사하는 모습은 인상 깊게 기억될 듯하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신부가 아버지가 아닌 신랑과 함께 입장했기에 가능해 보였다. 사회자의 성혼선언문 낭독과 가족과 친구가 전하는 축사와 축가가 이어진다. 주례를 대신하는 이 시간은 어쩌면 지루해지기 쉬운 시간을 즐거운 분위기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자주 보았던 눈물 흘리는 장면보다 웃으며 밝게 진행되는 모습은 보는 사람도 즐겁다.




결혼식에 가면 자주 만나거나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의 입을 통해 자식의 소식을 듣곤 한다. 누구는 벌써 집을 장만했고, 할머니가 집을 사줬다고도 하고, 부잣집딸을 만나 집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소식을 듣기도 한다. 결혼을 앞두고 가장 큰 숙제인 집을 장만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능력 있는 그들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커진다.


현실적으로 아직 먼 일이지만, 예전에는 무관심했던 결혼식 과정을 눈여겨보게 된다. 어떤 점이 좋아 보이고 보는 사람도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준비하는 과정이나 결혼식 진행하는 순서까지 살피게 된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준비해야 할 때가 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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