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미 Apr 03. 2024

나이 드는 게 뭐 어때서

'나이 드는 게 뭐 어때서'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여러 가지 상황을 마주하며 나이 들었다는 느낌을 받을 때면 어쩔 수 없이 씁쓸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특히, 워킹맘으로 살아가면서 일과 관련하여 나이 듦을 확인하는 순간은 상당히 언짢은 기분을 안겨줍니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 거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요' 하는 사람도 있고, 인생은 극복해 가는 과정이라며 '나이 드는 것도 살아가는 과정이니 극복해야 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지난날을 뒤돌아보면, 40대가 되었을 때 30대와는 아주 다른 기분을 느꼈습니다. 굉장히 나이 먹은 사람이 돼버린 듯했는데요, 50대가 되고 보니 40대는 아직 청춘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하하.


50대 중반을 넘어 60에 가까운 나이가 되고 보니, 굉장히 나이 들었다고 생각했던 40대의 시간들이 그리워집니다. 지금 생각하면 풋풋했던 그 시간이 언제 흘러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해마다 의미 없이 한 살 더 먹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지만, 올해는 유난히 몸과 마음으로 나이 듦이 파고드는 거 같습니다. 체력은 급격하게 저하됨을 느끼고 열정이 사라진 마음은 뭘 해도 흥이 나지 않아 시큰둥한 일상 만들곤 하지요.


같은 실수를 해도 젊은 날에는 그럴 수 있지, 다음에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훌훌 털 수 있었는데 요즘은 작은 실수를 해도 크게 와닿습니다. '나이 들어서 그런가? 나이 드니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는 겁니다.


생각도 스스로 하는 것인데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좋으련만, 그 마저도 예전 같지 않음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생각하면 한없이 나이 듦 속으로 속절없이 빠져들 거 같습니다. 좋을 거 없는데 말이지요.


나이 드는 게 좋을 때도 분명 있지요. 간혹, 나이 들어 좋다는 사람을 만나곤 합니다. 저에게도 나이 드니 좋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찾아오겠지요. 그런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해보려 합니다.


'나이 드는 게 뭐 어때서?' 스스로에게 하는 말입니다. 누구나 공평하게 나이 먹는 것을 만 속상해할 필요는 없겠지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해도 나이는 먹을 테고, 그러려니 하면서 받아들인다고 나이가 줄어드는 것도 아닐 겁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어떤 일을 마주하며 시시때때로 속상하고 좌절감을 느끼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어느 땐 스스로에게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더라지요. 그럼에도 나이 들어 좋은 순간을 발견하며 '나이 드는 게 뭐 어때서'라고 말할 수 있는 내가 되어보려고 합니다. 씩씩하게.


스스로 나이 들어 좋았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있으셨나요? 언제 어느 순간에 좋았는지 궁금합니다. 마음 다치지 않고 아름답고 현명하게 나이 들어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을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며 배워보겠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