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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토끼 Dec 01. 2022

서울동물영화제 관람기 (1)

올해부터 카라에서 진행하는 영화제의 이름이 카라동물영화제에서 서울동물영화제로 바뀌었다. 나는 운 좋게도 리뷰단으로 선정되어서 영화제를 좀 더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었다. 10월 27일은 개막식이 진행되던 날이라, 본 상영은 28일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28일(금)과 30일(일)에 각각 4편, 3편의 영화를 보았다.




28일에는 <꿀꿀>, <캣대디들>, <눈표범>, <에브리띵 윌 체인지>를 보았다. <에브리띵 윌 체인지>는 GV도 진행되어서 감독님과 모더레이터로 등장한 임순례 감독님을 함께 뵐 수 있었다.



<꿀꿀> Oink

마샤 할버스타드 / Mascha HALBERSTAD

네덜란드, 벨기에 | 2022 | 70min | 애니메이션


밥스는 친구와 함께 스케이트보드를 즐겨 타고 강아지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홉 살 아이로, 집 마당에 텃밭을 가꾸는 채식주의자 부모님과 함께 살아간다. 평소와 같이 지내던 어느 날 갑자기 불청객인 밥스의 할아버지가 집에 찾아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꿀꿀>에서는 채식이라는 소재를 자연스럽게 다루는데, 이 부분이 나에겐 무척 신선했다! 채식이라는 것을 콘텐츠로 다룬다는 것이 내게는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기보다 하나의 신념이나 운동(액티비즘)같다고 여겼기 때문인 듯 하다. 자연스럽게 채소만 올려져있는 식탁과 채소 만으로도 맛있게 식사를 하는 가족의 모습이 생경했다.


왜인지 엄마와 사이가 나빠보이는 할아버지의 등장으로 밥스의 집은 바람잘 날이 없다. 할아버지는 밥스와 친구의 아지트인 오두막을 차지하게 되고, 밥스는 이런 할아버지가 싫기만 하다. 그러던 중 할아버지는 밥스의 생일선물로 돼지를 선물한다. 꿀꿀이는 강아지를 갖고 싶어하던 밥스에게 할아버지가 환심을 사기 위해 건넨 선물인데, 생일선물로 반려동물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은 세상 어디에나 많나 보다(나도 그랬다). 하지만 생일선물로 반려동물을 주는 것이 조심스러운 이유는, 키우고자 하는 주체(어린이)가 과연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을 가지고 키울 수 있냐는 점 때문이다. 결국 이는 곧 부모의 책임으로 넘어가곤 하는데 그 부모가 반려동물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된 경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반려동물은 가족이 논의해 입양하고, 평생 책임질 각오로 함께 키워야 한다.


밥스는 꿀꿀이와 어디서든 함께하고 싶지만 배변훈련이 되지 않아 마당에서 지내게 된다. 하지만 이내 가족들의 사랑을 받게 되고, 퍼피 스쿨에 들어간 꿀꿀이는 반려견 훈련을 받고 졸업장을 따내기도 한다. 어느덧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들어온 꿀꿀이는 이제 밥스 가족과 행복할 일만 남은 듯해 보였는데, 어느날 아침 할아버지와 꿀꿀이는 사라진다. 큰 위기에 빠진 꿀꿀이를 구하기 위해 가족들과 밥스의 친구는 이를 해결하고자 힘을 합친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 연령층이 함께 보기 좋은 작품으로, 꿀꿀이의 귀여운 모습과 통쾌한 결말이 작품의 매력을 더해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예전에 읽었던 책이 한 권 떠올라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조너선 사프란 포어

민음사 | 2011


이 책은 표지가 인상적이라 출판 당시에 읽게된 책인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었다. 이사를 하며 여러 책을 팔거나 버렸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지고 있는 책이다. 너무 예전에 읽은 책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이번 기회를 맞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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