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고젯에 주문내역을 남기다

발리 한달살이 Day3

by 나우히어

새벽 6시부터 시작되는 오토바이 소리에 내가 먼저 깨어 있다가 7시쯤 씻고 아이를 깨우고 조식당으로 가 아침을 먹고 아이는 캠프에 체크인을 하고 나는 엄마들과 커피를 마신다.


나와 딸의 적응력이 남다른 건지 다른 옵션이 없어서 받아들이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벌써 루틴이 되어버린 발리 도착 3일 차, 캠프 2일 차 아침 풍경이다.


오늘 내가 계획했던 일은 두 가지였다. 어제 주최 측에 맡겨둔 달러를 현지 돈으로 환전받는 것과 마사지를 받는 것.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환전은 받았고 마사지는 못 받았다.


엄마들과 커피를 마시던 중, 한 아이의 엄마가 캠프 측의 연락을 받고 급히 일어섰다. 아이가 아프다고 연락을 받았다는 것이다. 곧이어 그 엄마가 전화가 안 된다며 다시 돌아왔고 한국에서부터 알던 사이인 다른 엄마가 함께 일어섰다.


곧이어 또 다른 엄마는 11시부터 영어 수업이 있다고 일어섰다.


남은 엄마는 나 포함 4명. 한 엄마가 자신은 오늘 꾸따 비치에 있는 비치 워크라는 곳을 갈 거라고 했다. 1명은 자신은 이미 거기 2번이나 다녀와서 안 가겠다고 했고 결국 성향상 딱히 계획이 없던 나 포함 다른 엄마 2명은 비치 워크를 따라가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그 사이에 마사지를 2시로 예약했고, 12시에 가기로 했던 환전센터의 일정을 3:30으로 미루었다.


비치 워크를 갈 계획이 있었던 언니는 이미 우리 둘의 무계획성을 파악하고는 고젯이라는 어플을 통해 택시를 불러두었다. 그리고 택시에 타자마자 택시비도 미리 꺼내 손에 쥐고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조금 긴장이 되었다. 왜냐하면 비치워크까지는 그나마 계획이 있는 언니와 같이 가게 되었지만 돌아올 때는 나와 나만큼이나 계획이 없는 다른 언니 둘만 마사지를 2시에 예약했기 때문에 내가 고젯을 통해 택시를 불러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어제저녁 이미 고젯을 통해 KFC를 시키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혹시라도 마사지샵을 못 가거나 아니면 숙소로 못 돌아올까 아주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뭐 또 큰일이야 생기겠냐라는 어이없는 자신감으로 쇼핑몰을 구경하고 3층 Mr. Wayan by the sea라는 음식점에서 점심과 빈땅 한 캔을 먹고 고젯을 통해 택시를 불렀다.


오전에 호텔에서 꾸따로 올 때 30분이 걸렸었기에 마사지샵이 호텔 근처여서 딱 그 정도 시간 여유를 두고 택시를 불렀는데, 여기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길이 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막히는 것이었던 것이다. 마사지샵에 2:20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우선 마사지샵에 이 사실을 알리고 괜찮냐고 하니 그때 오면 마사지를 30분만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1초 고민 후 우리는 우선 마사지는 취소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 남은 최대의 관문. 택시기사에게 우리의 목적지를 바꿔달라고 하고 요금과 관련된 부분을 물어보아야 했다. 같은 한국인들끼리 있을 때 영어 쓰는 거 정말 부끄러웠지만 내가 소통을 시도해보았다. 우선 새로운 목적지를 알려주는 것까지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부터. 기사는 요금이 더 추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꾸따에서 마사지샵보다 꾸따에서 호텔로 가는 것이 거리가 더 짧은데 왜 요금을 더 내야 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국이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겠지만, 운전 중인 현지인을 붙잡고 나의 어이없는 영어실력으로 그 부분을 따지고 들기에는 나 자신이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일단 운전 중임을 감안하여 내리기 전에 다시 한번 얘기해봐야지 하고 우선 알겠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도로는 좁은 데다 신호등은 없고 차와 오토바이가 무자비로 뒤섞여 다니는 도로 사정 상 기사가 운전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도 더 나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돈 몇 푼 아끼겠다고 외국에서 택시기사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는 않았다.


내리기 전 한번 더 어필을 해 보았다. “Why? too expensive~” 했더니 2만 루피아(1750원)를 깎아주긴 했다.



아무튼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나는 고젯이라는 어플에 나의 첫 주문 내역을 남기게 되었다. 뭐든 처음이 어렵지 그다음은 쉬울 테니까. 이제 발리에 있을 동안 루피아를 가지고 있으면서 고젯으로 택시도 부르고 음식도 배달시켜 먹어야겠다.


오늘 저녁은 어제 못 먹었던 KFC 도전~~!


도전에 성공하여 이제 음식 주문에 대한 경험치도 생겼다. 그나저나 매일 이렇게 시켜먹다가는 돼지 돼서 돌아가게 생겼네~내일은 수영장 아니면 헬스장에라도 좀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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