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교직 생활 16년 차
올해는 원감의 자리로 한 발자국 멀리 떨어져서
유치원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느덧 아이 둘 엄마가 된 친구들이 제일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에
유아기 교육은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꼭 빠지지 않는다.
교육이라는 건 사실
너무 범위가 크기 때문에 내가 아이가 있다면
유아기의 교육은 곧 '경험'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흔한 말로 아이들은 '흰 도화지'라고 하지 않는가
무엇을 남기고 눈으로 보이는 결과적인 경험보다는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면서 받는 아이들의 자극이야말로
유아기인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이 아닐까 싶다.
아주 간단한 예로 -
유치원 선생님은 공감하겠지만
어디선가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새로운 물건을 봤을 때
나는 교실로 가져오는 습관(?)이 있다.
담임을 맡지 않은 지금 조차도 물론 선생님들이 번거로울 수 있겠지만(?)
열심히 나르는 중이다.
나의 감대로 새로운 무언가를 제공했을 때 거의 99%는 아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끌 수 있다.
일단 가져오는 것만으로도 70%는 성공이다?
아이들의 반응을 보며 이상한 보람을 느끼는 경험을 아마 많은 교사들이 해봤을 거라 생각한다.
가정에서 시키는 숫자공부, 한글공부, 색칠공부....... 말고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마치 주말엔 꼭 가야 하는 어린이박물관, 어린이체험, 여행... 만이 교육이 되는 건 아니다.
정말 간단하게 일상생활에서도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자극을 만들어 줄 수 있다.
먼저 제일 쉬운 방법으로 물건의 사용용도와 사용 대상자에 대해 잊어보자
때로는 고장 난 가전제품을 분해해 보거나, 새로 산 신발 속에 들어있던 독특한 충전재가 될 수 도 있다.
그것은 때때로 뒤처리가 귀찮거나 번거로울 수 있다. 그러나 나는 확신한다.
그것이 아이에게 주는 어마어마한 가치가 되는 것이라는 걸!
유아기에 아빠와 고장 난 자전거를 분해해 본 아이가 몇이나 될까?
아이들의 자전거를 타는 기분을 경험하다가 눈앞에서 체인을 관찰할 시간을 경험하게 되면
그 시간들이 이 아이에게 어떤 자극이 될까?
이런 경험은 지금 우리 눈앞에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지만
아이들의 생각, 대화, 질문에 녹아진다는 것 정도는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