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by 남청도

나는 촌넘이다.

'촌닭 장에 데려다 놓은 것 같다'는 말도 있다.

촌닭을 팔려고 장에 데리고 나가려면 달아나지 못하도록 발을 짚이나 새까 줄로 묶어 놓는다.

장에는 사람들이 많이 붐벼 북새통을 이룬다. 촌닭은 어수선한 분위기에 익숙지 못해서 정신이 없다.

그냥 눈만 껌벅 거리며 오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기만 한다.


촌에서 태어나서 국민학교를 다녔고 중학생이 되면서 마산으로 내려왔다.

농사일 거들고 소 먹이고 지게 지고 나무(땔깜) 하러 다녔다.

때론 소를 먹이기 위해서 소꼴도 베었다.

그런 덕분으로 풀이름이나 나무 이름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개망초는 들풀로 아무 데나 자라는 아주 흔한 잡초에 속한다.

어릴 때는 캐어서 나물도 해 먹는다는 데 우리는 나물로 먹진 않았다. 다른 먹거리 나물들이 많이 있었으므로.

오늘 동갑내기인 재종 형이 별세하여 장례를 치르는 날이어서 시골로 갔다가 조부모와 부모 산소에 들렀다.

금년 봄에 비가 자주 와서 그런지 봉분과 묘역 내에 개망초가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유월 초가 꽃이 피는 시기란다.


전에는 촌에 살면서도 개망초에는 관심이 없었다. 논밭에는 자라지 않기 때문이었다.

논둑이나 밭둑 풀을 베어 퇴비를 증산하기 위해 소 마구간이나 돼지 마구간에 넣어주기 위해 풀은 닥치는 대로 벨 때는 개망초고 둑새풀이건 손에 잡히는 대로 낫으로 베었다.

풀 베다가 손가락을 베인 일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김춘수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 중략

그는 나에게 나는 그에게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개망초란 이름을 확실히 안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누군가 데모하다가 잡혀 감옥에 가서

심심풀이로 쓴 '야생초 편지'를 읽고 나서부터이다.

keyword
이전 06화자연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