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조선일보 A10면 톱에 [창문 박살난 해운대 고층 아파트...신종 재난된 '빌딩풍']이란
기사와 함께 유리창들이 펑 뚫린 아파트 유리창 사진이 실렸다. 그 옆에는 고층 건물 사이를 지나는 빌딩풍
그림을 그려 놓고 이번 태풍이 해상에서는 초속 23m였지만 마린 시티 고층빌딩 사이를 지날 때는 초속 30m에
달했다고 한다.
유체가 좁은 통로를 지날 때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은 아마도 중고등학교때 과학시간에
베르누이정리라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또 장애물 뒤에는 와류가 일어난다는 것도 이미 상식이 된지 오래다. 일본에서도 고층건물 뒤에
와류로 인한 유리창 등의 파손이 있다고 보고 돼 있다. 관할구역인 해운대 구청에서는 가리늦게사
빌딩풍에 대한 연구를 하겠다고 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안다. 고층빌딩이 들어서기 전에 미리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고 교통영향평가가 이루어져서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건축허가가 나야 한다. 그런데도 엘시티 같은 초고층빌딩이 우뚝하게 들어섰다.
싱가폴에 가면 우리나라 쌍용에서 기초공사를 한 고층건물 위에 배 모양의 수영장이 얹혀있는 건물이 보인다.
머라이언이 물줄기를 뿜어내는 공원에서 보면 휘황찬란한 야경이 참으로 멋있다.
야경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는 왜 저런 아름다운 건물이 없을까?"하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싱가폴에선 우리나라에서 처럼 태풍이나 사이클론이 없는 것으로 안다.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사이클론은 주로 뱅글라대시쪽으로 향한다.
우리나라에선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태풍을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초속 23m에 창문 유리가 박살이 났다면 이것은 건축설계의 잘못이다. 왜냐하면 태풍시의 강한 바람은 부둣가의 크레인도 넘어뜨릴 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매미땐가 그 땐 초속 53m 인가 그랬다.
광안리 백사장에는 매미때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온 큰 바위 덩어리가 전시물처럼 떡 버티고 있단다.
태종대 자갈마당에서는 방파제용 테트라포트가 파도를 타고 150여m 를 날아와 수영장 가운데까지 들어온 일도 있다.
자연의 힘이란 이와같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자연 앞에는 겸손해져야 한다. 옛날 일본 상선대학에서 3기생들인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도전정신을 기른다고 연습선을 타고 저기압 가운데로 들어갔다가 전원 장렬히 산화한 역사가 있다. 무모한 도전은 한갓 허황된 꿈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