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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간 김용훈 Jun 14. 2020

다섯 발의 탄환이 든 총이 생긴다면

PICK YOUR CARD 단편선



지금 내 손에는 다섯 발의 탄환이 든 리볼버가 쥐어져 있다. 당황하기에는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이다. 어젯밤 야근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작은 원룸에 누워 또다시 시작될 거지 같은 일상을 생각하며 잠깐 눈을 감았던 것이 기억난다. 다시금 아침은 찾아왔고, 지금 내 손에는 리볼버가 쥐어져 있다.


간밤에 술은 마시진 않았다. 문은 분명 잠갔고, 1m도 안 되는 작은 창문은 누군가 침범하기에는 굵은 철창이 거추장스러웠을 것이다. 계속되는 야근으로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일까? 며칠 전 새로 온 팀장의 비위를 맞추느라 안 해도 될 야근을 지속하며 사내 정치질에 휘말리고 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시 취해있던 와중 책상에 충전해 놓았던 폰에서 벨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리바이 어디인가요?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아직까지 자고 있는 건 아니죠?"


회사 옆 자리 대리님의 목소리였다. 죄송하다는 짧은 대답을 마치고, 시계를 확인하였다. 출근 시간이 32분이나 지난 시계는 무려 9시 32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급하게 손에 든 리볼버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부랴부랴 어제 내팽개친 옷을 주섬주섬 입으며


"잠깐.. 지금 출근이 대수인가..? 우선 이 총부터 처리해야 하야 하잖아."


경찰서에 갔다 주기에는 출처도 모르는 총의 행방을 꼬치꼬치 캐물을 것 같았고, 자칫하다 근처 총기사건이라고 접수된다면 빼박 내가 지목될 것이 뻔했다. 월마트에서 총을 파는 미국 같은 나라가 있는 반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총이라는 물건이 그렇게 관대하지가 못하다. 머 그래도 어찌하랴. 현실을 직시하고 우선 다섯 발의 탄환이든 총을 백팩에 구겨 넣고, 늦은 출근길에 몸을 실었다.


지상 최대의 호신용 무기가 될지 혹은 누군가에게 해를 입힐 살인무기가 될지.. 선택을 기다리는 녀석과 함께 평소와 다른 오늘이 시작되었다.


PICK YOUR CARD 단편선_다섯 발의 탄환이 든 총이 생긴다면






당신에게 다섯 발의 탄환이 든 총이 생겼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최근 대화카드라는 것을 접하였다. 그리고 친한 지인 분께서 PICK YOUR CARD라는 대화카드를 만들었고, (현재 펀딩 진행 중) 테스터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며 위 이미지는 만드신 대화카드 중 일부이다. 카드에서는 여러 가지 씹을꺼리들을 던져 주는데 최근 나는 이 아이템을 사용하며 무거운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술을 활용한 분위기 개선보다 훨씬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위에 작성된 짧은 단편소설처럼 카드에서의 주제를 던져보고, 지식기반의 글이 아닌 접해보지 못한 흥미로운 글을 써 내려가 보았는데 아마 나에게 있어서 이런 글은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글을 쓰는 내내 흥미로웠으며 열심히 소설이라는 것도 써 내려가다 보면 신춘문예 같은 곳에 제출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이 글이 시발점이 되어 성지가 되길 바란다.)



PICK YOUR CARD 펀딩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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