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 백 Mar 15. 2019

.무슨 이유가, 필요해? - Just because.

마치, 삶이 그러한 것처럼





.그냥 - Just because.

그냥(Just because) | 2015_0705133118 | Digital Photo | LG-F160K | 2364 x 3264 pixel



.아이들이 자신을 울타리에 널고 대롱거리는 데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

지금은 없어진 그네의 울타리에 아이들이 자기들을 널고 있다. 널린 물건은 펄럭여야 하겠지만, 아이들은 물건이 아니므로 자신의 의지대로 대롱거린다. 대롱대롱. 너도 나도.


아이들이 자신을 널고, 대롱거리는 데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아이 하나가 배꼽을 대고 인사하듯 둥글 매달린 것이 시작일 뿐. 그렇게 말없이, 나도 나도.


그네를 서서 타고 있는 것에도, 여럿이 둥글 대롱 널려있는 것에도,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에도 아무런 이유가 없다. 마치, 삶이 그러한 것처럼.


그렇게 아무 이유도 없이, 차분하게 내려앉아있는, 평범한 어느 날의 오후. 그 무채 빛 시간 앞으로, 아이들의 목소리가 초록 잎사귀의 반짝임처럼 흐르고 있다.  








Copyright ⓒ 여 백 All Rights Reserved.


이전 16화 .미래未來 - The futur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