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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 백 Oct 24. 2021

〈무롬의 수도원MUROM〉

"Just Draw"

::Just Draw::

 무롬의 수도원MUROM

〈무롬의 수도원MUROM〉 2020, Digital Painting in Photoshop



아래에는 세부가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부분을 확대한 장면 몇 가지를 올려놓았습니다.

세부 확대 이미지



1. 이 번에 그린 그림은 바로 전에 그렸던 〈꽃이 피는 곳〉이라는 그림과 같이 건물을 주요 소재로 담은 풍경화입니다. 당분간은 풍경화를 연습하려고 하거든요.


그렇게 풍경화 연습을 어느 정도 하고 나면, 여러 주제로 창작을 하기도 하겠지만, '어반 스케치'라고 부르는 야외(또는 도시) 풍경 그리기를 하려고 합니다. 물론 그전에 수채화를 먼저 어느 정도 익혀야 하는 과제도 있지만요. 


아무튼, 지금은 건물이나 풍경 등을 그리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가는 중입니다. 


이 번 그림에 담은 장소는 러시아의 '무롬(Муром)'이라는 지역에 있는 한 수도원입니다. 무롬은 러시아 서부 블라디미르주에 위치한 곳인데요, 모스크바로 부터 동쪽으로 300km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이 특별히 아는 곳이라거나 가보고 싶은 곳이거나 해서 그린 것은 아니고요. 수집해 놓았던 장면들 중에서 이 번에 목표로 하는 연습에 가장 부합한 것을 선택해 봤습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후에, 내가 그리는 대상이 어딘지 검색을 통해서, 무롬에 있는 '성 삼위일체 수도원(Holy Trinity Convent)'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웹상에 정보가 거의 없어서, 관련한 내용을 찾기가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2. 이번 연습에서는, 건물에 드리운 명확한 빛의 대비를 이용해서 보기 좋게 그리기 어려운, 입체감이 두드러지지 않은 대상을 골라보았습니다. 원본 사진도 그림에서 보이듯이 주제가 되는 건물들이 모두 그림자에 담겨있고, 또 건물의 한쪽면이 주로 보이는 편이라서 빛의 대비를 이용한 표현에 제약이 있는 대상입니다.


우리가 흔히 정육면체를 그리기를 연습할 때,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확실하게 대비해서 표현함으로써 입체감을 살리는 방법에 제약을 둔 것이죠. 이렇게 연습을 조금 어렵게 하는 이유는, 특별한 것은 아니고요, 그저 기본기를 좀 더 확실히 다지기 위한 것입니다. 순수 창작을 할 때, 머릿속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적었으면 하거든요.


그리고 이 번에는 우리가, 흔히 디지털 작업과 대비해서 부르는, 수작업을 '하는 것처럼' 그려보았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대상이 되는 사진을 확대해서 관찰하지 않고, '원래 크기 그대로 놓고서 보이는 대로' 그렸고요. 현실에서 건물을 그릴 때 확대해 볼 수 없는 것처럼요. 또 하나, 레이어 하나에만 그림을 그려서 마치 실제 종이나 캔버스에 작업하듯이 그려보았습니다.



3. 그렇게 그림을 그리고 나서 완성된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문득,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채색화를 그리기 전에는 몰랐던 것, 그리고 이전에 바랐던 것이 그동안 그려온 제 그림들에 담겨있다는 것을 문득 알게 되었거든요.


바로 그림에 나름의 빛이 담겨있다는 것을 말이죠. 예전에 채색화를 그려보기 전에 화가들의 멋진 그림들을 보면서, 막연히 앞으로 그리게 될 내 그림에도 빛이 담겨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여러분께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다면 담아보려고 했던 빛이 여러분께도 전해져서, 하루 중의 잠시라도, 여러분의 기분이 밝아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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