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얼굴은 비슷하다
아직 없는 얼굴
앳된 볼살에 발그스름한,
폭신한 얼굴은 본질은 덮은 과도기의 미 美
머리가 높아지며 조금씩 드러나는 본질
아니,
세월의 바람에 다듬어져 변해버리는 본질
과연 무엇이 남을까
아이는 무엇을 지킬까
지금은 어떤 어른이 됐을까
그때의 아이들은 어떤 어른이 됐을까
그때의 폭신한 미소를 아직 가지고 있을까
눈빛에 초롱함은 남아 있을까
세월의 바람이 마음을 어떻게 깎아 버렸을까
누구나 하는 성장의 길을 걷고
쉽게 알아볼 수 없는 얼굴이 되어 버린
그때의 아이
사실, 모를 얼굴이란 없다
우리가 알아채지 못한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알아챌 만큼 어른이 아니라는 말이 사실이다
한눈에 알아볼 만큼의 연륜도 지혜도 없는
나이만 든 아이의 눈일 뿐
인간을 아는 길은,
공동 주제를 찾는 대화
함께 만들어가는 무엇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기
섣부른 선입견으로 넘겨짚어 팔이 부러지는 일은 없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