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정비된 수로이지 않은가?
이 수로를 흐르는 물이 나다
1시간 반, 1시간 반
이렇게 3시간의 출퇴근
하루가 먹는 것으로 시작하고 마감된다
새벽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아침을 먹는다
셔틀을 탄다
1시간 반
3시간 일을 한다
점심을 먹는다
오후로 전환
5시간 일을 한다
셔틀을 탄다
1시간 반
씻고 밥을 먹는다
밤으로의 전환
정리를 하고 이불을 편다
YouTube 동영상을 틀고 무선 이어폰을 낀다
잔다
하루 8시간을 일하면 16 시간이 오롯이 내 손에 있다 생각한다
하지만, 잠으로 6시간을 잔다면 10시간이 남는다
출퇴근 3시간을 빼면 7시간이 남는다
식사 준비 - 식사 - 정리 + 청소는 아침 40분 + 점심 30분 + 저녁 1시간 30분 =.
2시간 40분을 빼고 4시간 20분이 남는다
내 시간은 하루 4시간 ~ 4시간 20분이다
아침저녁 셔틀에서 독서를 한다
작은 변화지만 먹고 자는 것으로 하루를 채우지 않는다 느낀다
혹은
이야기를 쓴다
틀에 박혀 내 손을 떠난 시간이 돌아온다
평일 4시간 * 5일 = 20시간이 내 손에 돌아온다
마음에 드는 문장의 페이지를 촬영한다
사진에서 밑줄을 긋는다
아침 셔틀에서는 주로 신곡을 듣는다
마음에 드는 음악을 표시한다
저녁 서틀에서는 취향에 맞는 음악을 듣는다
틀에 박히면 사는 것 같지 않다
하루를 변주하고 변화를 주며 산다
어쩌면 사람이 바라는 것은
거대한 민주주의도 한없는 자유도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음이다
지금까지 이를 얻기 어려워, 민주주의를 만들어 냈는지 모른다
타인이 누리는 ‘하고 싶은 일 하기’를 나도 하기 위해 자유를 달라 외쳤는지 모른다
틀에 들어간 것도 나이고, 틀을 견디지 못하는 것도 나인데
당시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을 뿐인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을 가지는 것이, 민주주의보다 자유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니, 아직까지 그 누구도 온전히 갖지 못하는가 보다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돈이며, 돈을 얻으려면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하려면 어떤 틀 안에 들어가야 한다
타인이 만든 틀이든, 직접 만든 틀이든
일이란 그렇다
이 틀의 부피와 무게가 개인이 버티지 못할 순간이 되면 그것에 눌려 산다
틀에 눌린 삶이 내 삶이라 생각한다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지금 틀에서 벗어날 능력이 없다
그러니 틈새를 비틀어 내 시간을 만든 것이다
너는 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너도 틀의 빈틈을 비틀어 네 시간을 만들까
영향력의 원의 넓이와 지름이 충분하지 않으면 타인의 틀에 눌려 있게 된다
누구나 일을 해야 하지만, 자신이 게임의 법칙을 만들 때, 게임의 법칙을 조정할 수 있을 때, 틀의 무게는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