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출장을 갔을 때, 나는 에스프레소를 처음 마셨다. 솔직히 그전까지는 커피의 쓴맛이 별로였기 때문에 에스프레소를 가까이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파리의 작은 카페에서 만난 에스프레소는 달랐다. 첫 모금에서 고소한 향이 코를 찔렀고, 쓴맛이 서서히 입 안을 감돌았지만 그 속에는 묘한 깊이가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커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이제 가끔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사람이 되었다. 마치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순간, 단순한 쓴맛만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더 큰 이야기를 마주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에스프레소는 독특한 방식으로 추출된다. 아주 가늘게 분쇄된 커피 가루에 고압의 뜨거운 물을 짧은 시간 동안 통과시키며 추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쓴맛을 내는 성분들이 빠르게 추출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강렬한 쓴맛 속에는 고소함, 단맛, 그리고 은은한 향이 숨어 있다. 그 짧은 추출 과정 속에서 커피의 복합적인 풍미가 한데 모여 농축되는 것이다.
에스프레소 애호가들은 바로 이 점을 즐긴다. 그들은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단순히 견디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다양한 풍미를 발견한다. 미각 자체가 우리와 다르지 않지만, 그들은 그 쓴맛 속에 숨겨진 고소한 향과 진한 맛을 음미하며 복합적인 맛을 찾아내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처음 마셨을 때는 쓴맛이 강하게 느껴졌지만, 점차 익숙해지면서 그 안에 담긴 미묘한 맛의 변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커피를 즐기는 과정이다.
이와 같은 에스프레소의 경험은 인생의 어려움과 닮아 있다. 처음에는 커피의 쓴맛처럼 인생에서 마주하는 고난이 너무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에만 얽매이지 않고 전체적인 과정 속에서 더 큰 의미와 즐거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고난과 어려움은 그 자체로 힘들고 괴로운 것이지만, 그 안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무엇을 느낄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고난은 단순히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경험의 한 부분이 된다.
내가 에스프레소에 관해 자주 이야기하지 않니? 그렇다고 네가 에스프레소를 마시길 기대하는 것은 아니야. 다만 그 안에서 교훈을 발견하길 바란다. 에스프레소처럼, 인생의 고난도 그저 견디는 것이 아니라 과정 전체를 즐기면서 그 안에서 나름의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야. 커피를 마시면서 느끼는 고소한 향과 깊은 맛처럼, 인생의 어려움 속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애호가들이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넘어 고소함과 향미를 찾아내는 것처럼, 우리도 인생의 쓴맛을 넘어서 더 깊은 의미를 찾고, 그 과정을 즐기는 법을 배우는 방향성이 더 났다고 생각한다.. 고난은 우리에게 도전이지만,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은 기쁨과 배움이 더 중요한 가치일 수 있다.
결국, 아무리 큰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그것에 얽매이지 말고, 전체적인 과정에서 즐길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자. 에스프레소의 쓴맛이 우리가 인생의 맛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해주는 것처럼, 우리의 고난 역시 인생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한 부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