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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 Aug 06. 2021

여덟 번째 이야기_주변인 맹신론자

자신에게 '보이는 세상'을 더 믿는다는 것


내가 신입사원이던 시절부터, 늘 나는 두루미 사장님(그 당시에는 본부장)을 보고
왜 많은 부분의 근거가 주변 사람에서 나오나 싶었다.


예를 들어서, 예전에 서민들을 위한 앱 서비스를 출시한 적이 있었는데,

자산 100억대 이상인 두루미 사장님네 가족의 평가를 근거로 들어
앱 메인화면의 UX를 전면 수정하게 만든다거나 했다.




밑 사람들은 이러한 모습을 보고, 그런 개인의 특수한(?) 경험담을 물리치기 위해서

열심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하지만, 기획이나 디자인팀의 제안을 잘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잘 가공하여 보여주어도

최고 의사결정자의 의견은 모든 정량적인 근거 보다도 절대적인 것이었다.  



한나 사장님(그 당시 우리 팀장님)도 초반에는 두루미 사장님의 그런 모습을 못마땅해하셨지만,

나중에 임원이 되시고 나서는 주변의 엄마모임을 자주 근거로 드는 등 같은 모습을 보이셨다.





나나는 당연히 안 그럴 줄 알았다.


과학의 시대에, 그런 비과학적인 논리가 사회적 지위 등 여러 상황에 의해서

힘을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는 오히려 설득력이 있는 주변인 맹신론자가 되어버렸다.

내 상황에 맞추어 내가 원하는 데이터만 골라 쓰는 모습을 자주 보이게 된 것이다.  





현대사회에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알 수 있는 세상'의 범위가 넓어져도

자기에게 '보이는 세상'을 더 믿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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