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도 걱정, 안 보내도 걱정.
작년 4월 1일 오전 10시 25분. 내 품엔 사랑이가 안겨졌다.
그리고 곧 수면상태로 들어갔지만 애앵 하고 우는 사랑이가 내 몸에 닿는 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 어느덧 사랑이는 19개월에 접어들었다.
작년 조리원 동기 6명이 있었는데 그 때 태어난 아기들 중에 어린이집을 안 가는 아기는 사랑이뿐이다.
대부분 돌 전후로 보냈고 6개월부터 간 아이도 있다.
원래 계획은 걷기 시작하면 보내는 거였는데 조금씩 늦춰지고 결국 아직도 사랑이는 가정 보육 중이다.
워킹맘이지만 할머니, 할아버지가 도와주셔서 가능한 일이었다. (시어머님, 아버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고민이 된다. 하루 한 번 산책은 하지만 하루종일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과 교육이 제한적인데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도 되나? 사회성 발달은 괜찮은 걸까? 보내도 걱정 안 보내도 걱정인 걱정 투성 엄마 모드가 하루에도 몇 번씩 켜진다. 일단 시간제 보육을 해보기로 했는데, 경기도 수원에 사는 우리가 내년 초 안양으로 이사를 가야 해서 어린이집 가는 시기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졌다.
지금 보내서 적응을 겨우 마치면 12월, 2-3주만에 또 다른 어린이집에 가야 하면 작은 아이한테 큰 스트레스를 주는 일일 테고, 내년 1월에 이사가는 집 근처 2세반 자리가 있는지도 미지수다.
어린이집 가서 새로운 곳(소풍, 활동 등등) 많이 가고 친구들이랑 같이 놀면서 이것저것 생활 습관도 배우고 기저귀도 떼고 한다던데 사랑이는 왠지 뒤처지는 게 아닐까 괜한 걱정이 든다.
24개월 전까지 엄마 품에 있는 게 좋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많이 들었지만
막상 나는 일하느라 사랑이랑 온전히 함께 놀거나 무언가 해주는 시간은 하루 3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는 자고 일어나면 할머니도 동시에 찾는 사랑이를 보며 가슴 한 켠에서 서글픈 마음도 든다.
오늘 오후 한 시부터 네 시까지 시간제 보육을 맡기기로 했는데 일단 사랑이한테 '어린이집'이란 공간이 있단 것만 알려줘야겠다. 돌 전에 두 번 가봤지만 그땐 거의 잠만 자고 와서 기억이 안 날 테니.
사랑이가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
평소 식당이나 카페에서 또래 친구들을 보면 혼자 직진녀가 되어 우다다 달려가는데, 어린이집 아이들에게도 그런 반응을 보일까? 사랑이가 어린이집 선생님과 친구들을 좋아하길.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길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