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간의 새로운 대화법을 찾는 방법

먹고 달리고 대화하라

by 따뜻한 선인장

"우리 새로운 대화 방법이 필요한 것 같아, 그렇지?"


서로가 서로를 처음으로 힘들게 했던 한 주를 돌아보며 내린 결론이었다. 새삼 우리가 꽤 오랜 시간을 각자의 방식대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당장에 바뀔 수 없다는 것을, 사실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지금껏 살아온 시간만큼, 지금의 우리가 서른 정도이니 예순 정도면 가능할까. 아주 오래 걸리거나 사실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 당장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딱히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대화 방식대로라면 우리는 또 이렇게 깜짝 놀랄, 당황할 순간과 마주할 것이 너무나 뻔했기 때문에 이를 대처할 대안이 필요하긴 했다. 꼭 찾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엔 모르겠는 그 무언가를 앞에 두고 우리는 적어도 새로운 방법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한 채 잠시 휴전을 하기로 했다.


함께 살게 되면서 우리가 함께 보내는 휴식, 재충전의 방법은 운동과 요리가 된 듯했다. 처음엔 구글 지도만 믿고 이십 분 안팎이 걸린다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이십 분은커녕 사십 분, 한 시간이나 걸리는 나의 속도를 맞춰주며 남자 친구는 빨리 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괜찮지만 잠이 온다고 농담을 던졌다. 구글 지도가 설마 각각의 자전거 운전자들의 속도까지 인지해서 개인별로 걸리는 시간을 다르게 알려주는 것은 아닐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구글 지도가 알려주는 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었지만, 남자 친구는 옆에서 엉금엉금, 깡총 깡총을 연발하며 응원해줬다.


우리는 주말마다 달렸다. 암벽에 매달리고 또 달리고, 그러다가 걷고. 아직 일하고 나서 첫 월급을 받지 못한 우리는 근교 여행들을 하진 못했다. 하지만 나만 베를린에서 살아보는 것이 처음인 게 아니라 독일인인 남자 친구에게도 베를린의 삶은 처음이라 우리 집 근처도 작은 여행처럼 다가왔고, 그건 무척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암벽등반하러, 근처에 아시아 마트를 찾으러, 주변에 위치한 공원들을 둘러보러 매번 자전거를 탔고, 자전거로 돌아다닐 수 있는 곳들을 얼추 돌아보고 나니 남자 친구는 이번엔 호수로 수영을 가자고 했다. 나... 운동선수되려고 독일에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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