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기도라는 것이 있다던데
보스포러스 해협 앞의 두 친구
스무 살 무렵엔가 우연히 티브이에서 나오는 다큐 한 편을 홀리듯 바라보고 있었다. 천주교 성전인 성 소피아 성당과 이슬람 신전인 블루모스크가 한 눈에 보이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바라보며 두 친구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두 친구의 대화 주제는 종교와 우정. 그도 그럴 것이 둘은 친구였지만 한 명은 가톨릭 신자였고 또 다른 한 명은 무슬림이었다. 서로의 종교관에 대한, 우정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해협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잔 소리에 무슬림 친구는 인터뷰를 멈추고 메카가 있는 곳을 향해 절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친구가 자신의 신을 향해 기도를 하는 동안, 다른 신을 믿는 그의 친구는 가만히 기다리는지 혹은 묵상을 하는지 잠시 침묵에 동참했다. 해협을 감싸는 아잔 소리가 파도소리에 덮여 사그라진 뒤 둘은 다시 한 벤치에 앉아 인터뷰를 이어갔다. 두 친구는 서로 다른 종교가 그들의 우정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오히려 그들은 친구를 통해 종교가 원래 이루고자 했던 가치들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던 것 같다.
나는 그 두 친구를 보며 연애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내 이웃을 사랑하고, 잘못을 용서해주고, 먹을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는 행위가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 안에서만 적용된다면 하나님의 사랑이 그렇게 위대하고 강력했을 리가 없다고. 남들이 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신이 굳이 그렇게도 많이 강조하지 않았을 테고, 사람들도 굳이 신을 의지하고 믿지 않아도 되었겠지. 적어도 신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단순히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 안의 선은 물론이고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과도 선을 이루고 평화를 만들려고 노력해야겠지. 그래서 스무 살즈음의 나는 혹시나 먼 미래에 나에게도 파트너나 배우자가 생긴다면 그는 오히려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은 아닐까 어렴풋이 상상해보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