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07. 미운 오리새끼의 감사

사람에게 상처받은 마음, 자연으로 치유하기

by 드작 Mulgogi

첫 수습을 마치고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된 몸을 추스리고 산책을 나갔다.


여전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사장님의 부름을 기다리며 아일랜드와 영국 역사를 공부하기. 체력을 기르기 위해 피닉스파크를 걸으며 운동하기. 그리고 영어공부를 하는 거다. 함께 지원했던 초보 가이드들이 하나 둘 메인 가이드가 되어 첫 일정을 떠난다는 소식이 들렸다. 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내겐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피닉스파크를 산책하며

자연이 주는 치유가 얼마나 대단하고 감사한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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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파크 초입부터 내가 좋아하는 호수를 낀 산책로에 백조가 새끼를 낳았는지 아직 털이 보솜보솜한 새끼 백조 세 마리가 보인다. 호수 위로는 청둥오리와 야생 다람쥐와 다양한 새들이 날아들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들을 보며 천천히 오래오래 걸었다. 놀이터에는 할머니가 어린 손주와 함께 놀아주고 있다. 이런 풍경들만으로 그저 힐링이 되는 피닉스 파크.


집 앞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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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을 걷다 보면 티룸 Tea Rooms 이 나온다.

이곳에서 커피나 차 한잔을 마시는 게 움츠려 든 마음을 조금 더 따뜻하게 해 주었다.

따뜻한 조명 아래 거품 듬뿍 담긴 카푸치노와 치즈 케이크을 먹었다.


이국에서도 이렇듯 가난한 사치를 즐기며 스스로를 지키고 위로하는 법을 배웠다.


티타임을 후에 다시 집으로 향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찌푸린 하늘에 태양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마치 지금의 우중충한 내 인생도 괜찮다고. 곧 해가 쨍하고 내 삶에도 비출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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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파크 내에 가장 큰 십자가도 보인다.

1979년 교황이 이곳을 방문해 연설했을 때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였다고 한다.


피닉스 파크의 상징인 사슴들이 보인다.

시간이 된다면 당근을 가져가서 사슴에게 먹이를 주면, 좀 더 가까이에서 사슴을 볼 수 있다.


피닉스 파크는 내부에는 대통령 궁도 있다. 대통령 궁 2층에는 24시간 꺼지지 않는 불빛이 하나 있는데, 아일랜드 최초 여성 대통령이 전 세계에 퍼져있는 아이리시들에게 건넨 메시지도 인상적이다. 나는 아일랜드에서 이방인이지만 대통령 궁의 꺼지지 않는 불빛을 보며 나 역시 위안을 받았다.


나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에 대한 위안이었다.


해가 서쪽으로 거의 기울어 갈 즈음

파스텔 빛으로 물든 피닉스 파크 하늘에 마치 하트가 걸린 것 같다.

너무 아름다워서 숨이 턱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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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거름에 길게 늘어선 그림자를 보니 내가 키다리 아저씨가 된 거 같다. 처음엔 산책 겸 걷다가 운동을 위해 달리기를 하다가 지치면 걷기와 달리기를 반복했다. 달리기를 하면 머릿속 복잡한 생각들이 차분하게 정리되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피닉스 파크 초입부터 산책을 하며 새끼 백조들을 보며 '미운 오리 새끼는 어떻게 백조가 되었나' 이런 생각을 했다. 마치 지금 가이드 회사 사장님의 부름만 기다리며 미운 오리 새끼가 된 나의 처지가 비슷해 보여서다.


백조의 우아한 몸짓은 수면 아래에서 쉼 없이 젖고 있는 백조의 발. 끊임없는 노력 덕분이다. 나 역시 지금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자리에서 묵묵히 내 실력을 갈고닦는다면 언젠가는 가이드로서 빛을 발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


게다가 피닉스 파크 초입 호수에 있는 귀여운 새끼 백조를 시작으로 공원 한 바퀴를 돌면서 셀 수 없을 정도로 숱하게 위로를 건네는 생명체와 자연 덕분에 매일 힐링할 수 있다는 것.


이 얼마나 감사한가.


Thanks God,

Be always with Us.



<피닉스파크 산책로 사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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