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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일라KAYLA Nov 25. 2019

프랑스에서 아이 낳기 1

임신 후기에 시작하는 출산 교육(국가지원 무상교육)

프랑스에서는 임신 후기 9-10개월 사이에 출산 및 양육교육을 무료로 받게 해 준다. 


아이를 출산할 병원에서 해도 좋고 따로 출산교육을 하는 산파 Sage-femme(이하 사쥬팜) 를 찾아서 받을 수도 있다. 물론 병원마다 사쥬팜마다 교육 내용이나 방식이 다르기에 미리 전화로 알아보고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병원에서 진행할까 싶었지만(동네 수영장이랑 연계되어 산모 수영교실 체험도 가능) 허리 재활 닥터의 추천을 받아 Celine VINCENT이라는 프리랜서 사쥬팜에게 받고 있다. 

셀린 사무실 내에 위치한 "출산 교육실"

셀린은 여기 샬롱 병원 산부인과 소속으로 근무하다가 프리랜서 사쥬팜이 된 지 11년 차이고 특이하게도 abdominale(압도미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게 뭐냐면… 임신 4개월부터 시작하는 엄마, 아빠 그리고 태아의 복부 마사지(?) 교감 프로그램 같은 것인데 아기 아빠가 마사지 오일을 발라서 엄마 배를 마사지하면서 태아가 어떤 자세로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느낄 수 있고 또 직접 태아 위치를 바꿔(?) 볼 수도 있고 계속 태아랑 이야기하면서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압도미날 사쥬팜은 일반적이지 않아 그 수가 조금 적은 편이고 샬롱 병원에서는 실시하지 않는다. 재활 닥터는 첫째, 둘째 아이 모두 압도미날을 했었고 “임신 과정에 참여하는 느낌”을 받아서 너무나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나한테도 얼른 예약해서 받으라고 적극 추천한다고 하였는데… 신랑의 출장 스케줄 및 이사 그리고 무엇보다 예약이 꽉 차서 도저히 해볼 수가 없었다.(둘째 때 경험해보기로 둘이 다짐함)

그러나! 출산교육만큼은 셀린하고 하고 싶어서 예약을 했고 이 역시도 한 달이나 기다렸다.

 

(왼)의자가 되게 편해보였는데 막상 앉아보니 너무 뒤로 젖혀져서 은근 숨막혔다. (오) 곳곳에 위치한 짐볼


아무튼 출산교육은 통상 임신 9개월에서 10개월 사이에 받을 수 있고 총 5번의 수업으로 진행된다. 


병원에 가기 전 : 

- 출산에 가까워지면서 느끼는 몸의 변화와 진통 및 가진통


병원에 도착해서 : 

- 통증을 줄여주는 자세 및 병원 시스템에 대한 간략 소개, 무통주사와 아이를 도와주는 자세

- 병원 방문

- 모유수유 교육

- 퇴원 후 집에서 육아 


지난 11월 15일에 첫 수업을 받았고 내용 대부분은 다 아는 것들이라 그리 새롭진 않았다. 요즘 밤에 잠이 잘 안 오는데 그때마다 유튜브로 온갖 육아 영상 및 모유 영상을 보는 중이라 그런 듯…

그래도 그중 기억하는 것은,


1. 막달에 갈수록 아이가 커져 자궁에 공간이 별로 없으니까 태동이 줄어든다

     ➞ 거짓. 태동은 아이 낳기 직전까지 진통 중에도 느껴진다. 

2. 양수가 터지면 씻으면 안 된다 

    ➞ X. 욕조에 물 받아서 하는 목욕은 안 되지만 머리 감고 샤워하는 것은 문제없다. 양수가 터졌다고 당황할 필요 없이 차분하게 샤워하고 GBS균이 음성으로 나왔다면 출산 가방 차분히 챙겨서 병원 가도 됨. (반대의 경우 즉시 응급실로)

3. 산모가 살짝 넘어졌는데 배를 부딪친 게 아니면 괜찮다 

    ➞ 즉시 응급실로. 통증이 없어도 응급실로. 양막과 양수에 둘러 쌓여서 보호받고 있는 태아라도 어떠한 충격에 가해지면 피가 날 수도 있고 아이가 어떤 상태일지 모르니 무조건 응급실로. 목욕탕 의자에서 떨어져서 엉덩방아 찧었더라도 응급실. 이때 응급실 도착해서 산모 피검사 및 태동검사를 하는데 피검사에서 태아의 혈액이 발견되면 즉시 제왕절개 실시. 왜냐면 태아가 뱃속에서 피가 났다는 것이므로 즉시 제왕 절개해서 아이 상태를 봐야 한다고 함. 

4. 초록색 양수가 터졌을 때는? 

    ➞ 바로 병원으로. 초록색(카키색) 양수는 태변이 양수에 섞인 것…이 말인 즉, 아이가 힘들어서 태변을 먼저 본거고 이때는 샤워고 뭐고 무조건 바로 병원으로. 

5. 초산인 산모는 진통 간격 5분대에 병원으로 출발. 둘째 아이는 10분 간격에 가야 한다


넘어지거나 엉덩방아 찧거나 해서 응급실을 가야 한다는 것, 초록색 양수 터짐에 대한 것은 한 번도 들어보질 못한 거라 신기했다. 태동 관련해서도 막달이라 태동이 줄어든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 역시 거짓 정보라는…. 


또한 임신 35주 즈음받게 되는 GBS 냉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대신 양수 터지면 바로 병원으로 직행. 도착하자마자 항생제 한 대 맞고 4시간 뒤에 한 대 더 맞으면 아이한테 감염위험이 없다고 한다. 


11월 21일에는 2주 차 교육을 받고 왔는데 아기 인형과 골반 모형으로 출산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아이가 자궁에서 놀다가 출산 즈음에 맞춰서 점점 아래로 내려오고 자궁경부가 부드러워지면서 조금씩 짧아지고 열리면, 약 8cm 열렸을 때부터 머리와 몸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점점 더 아래로 내려오고 10cm 열렸을 때는 Push, 힘주기를 한다고....

8센티 열렸을 때 조산사가 내진을 해보면(프랑스는 제왕절개와 특수한 케이스 아니면 오로지 조산사와 출산을 진행한다) 아기 머리가 왼쪽으로 돌아갔는지 오른쪽으로 향해있는지를 알려주고 그에 맞춰서 옆으로 몸을 돌려서 출산준비를 할 수 있게 해 준다. 조산사마다 다르지만 산모가 옆으로 아이를 낳고 싶다고 하면(쉽게 말해 새우 자세?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처럼) 최대한 산모 의견을 배려해준다고…


이후부터는 셀린이 경험한 또 최근에 출산한 산모들 이야기를 해주면서 각각 얼마나 케이스가 다른지를 알려주었고 또 너무 겁먹을 필요도 없다고 격려해주었다. 


(왼) 다양한 모유수유 자세 포스터.그와중에 두번째 줄 오른쪽 끝사진 시선강탈 (오) 임신 중 할 수 있는 다양한 섹스자세. 임신 중 카마수트라!

다음 수업은 11월 26일로 <모유수유> 교육으로 내가 제일 기대하고 있는 교육이다! 

유튜브 및 수많은 블로그와 책을 보면서 나름 감을 잡았다고는 생각하는데 여기서는 어떻게 알려주고 실습(?)을 하게 되는지 궁금하다. 과연 한국의 모유수유와 얼마나 다를 것인가....



더하기_임신 35주 차부터 잠을 잘 못 자고 있다. 별다른 이유는 없는데 그냥 잠이 오지 않고 자다가도 금방 깬다. 또 화장실도 자주 가고(초기, 중기 상관없이 계속 진행 중)... 특히 밤에 입이 너무 쓰고 말라서 물을 1리터씩 마시게 되는데 그러니 또 화장실을 가게 되고... 이건 뭐 악순환이다. 그래도 중간중간 아기 태동이 느껴질 때는 나도 모르게 자꾸 웃음 짓게 되고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딸꾹질을 할 때는 진짜 귀엽다. 뽕뽕뽕뽕 계속 뱃속에서 공기방울 터지는 느낌이 든다. 아무튼 오늘 밤도 굿잠을 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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