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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연emi Mar 10. 2022

원고 받기

원고 읽기

22.1.27

계약서를 주고받으면 얼마  원고가 이멜로 도착한다.

지금 하는 원고는 학습교양도서 정도인데 내가 받은 꼭지는 세종대왕이다.

계약서를 받으면서 꼭지의 주제? 제목? 같은 리스트가 왔는데 그중 세종대왕을 골라서 어필했다.

세종대왕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다른 원고 주셔도 잘해볼게요~ 요렇게 말이다.

 세종대왕을 했냐고?

한글을 사랑해서..... 는 개뿔.

비즈니스엔 사심을 넣지 말자.(세종대왕님 사랑해요)

이유는 아래 글을 읽다 보면 알게 된다.


원고를 받으면 해야 할 일

1. 정독 2-3회

2. 문체, 흐름 등에서 느껴지는 책의 전반적인 느낌 정리

3. 시퀀스 나누기

4. 등장인물 정리

5. 배경 및 궁금증 정리


다른 작가는 모르겠지만 나는 1차로 이 정도로 정리한다.

 문항에 관해서는 아래에 다시 적어 보았다.


1. 정독

-정독은 정말 기본이며 아주 당연한 순서이다.

어린이 그림책이라 내용이 엄청 난해하거나 복잡한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내용이 완전히 이해되도록 읽는 것이 중요하다.

혹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담당자에게 묻도록 하자.


2. 문체 흐름 등에서 느껴지는 책의 전반적인 느낌 정리

- 책마다 성격이 있다.  부분에 감을 잡지 못하고 원고를 재현하다 보면 책의 전반적인 무드가 없는... 개성 없는 그림책이 된다.

세종대왕과 관련된 그림책은 솔직히 산더미일 지경. 그러나 각 그림책 별로 조금씩 색이 다르다.

이번 원고는 세종대왕이 아들에게 너도 잘할  있어!라고 부드럽게 응원하며 이야기하는 것이 전반적인 내용인데 부자간의 정이 느껴졌다.


3. 시퀀스 나누기

시퀀스란 '상황의 구분'정도로 간단히 이야기할 수 있는데(영화 용어) 컷 cut이 최소 단위이고, 씬 scene은 작은 행동의 모음(예: 키스 신)이라면 시퀀스 sequence는 작은 사건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책은 짧고 장면이 하나씩 나뉘다 보니 컷과 씬의 구분이 약간 모호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 이야기는 2개의 시퀀스로 나누어져 있었다.

전반부는 세종대왕이 아들을 불러 이제니가 왕하렴~ 하는 부분과 문종 이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는 부분이다.

시퀀스를 제대로 나누지 못하면 독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어린 독자들 중 정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 원고에서 전반부와 후반부 사이에 시간차가 존재한다. 한마디로 중간에 한번 끊어줬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4. 등장인물 정리

역사 정보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고증'이라 할 수 있다.

세종대왕의 경우 정보가  많은 편이고 업적도 비교적  알려져 있어(세종대왕을   이유) 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격진 않을 거라 생각했다( 글을 쓰는 현재.... 고증 때문에 고생 .....) 이번 역사 정보물에서 등장인물은 화자인 세종대왕과 듣는  문종 그리고 간간히 언급되는 장영실 정도가 있다.  작품 때문에 '천문'이라는 영화를 많이 참고했다. 역사물은 의상이나 배경  인물과 관련된 여러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정보가 많지 않으면 그만큼 고생하게 된다. 물론 작가선에서 정보 수집이 어려울 경우 출판사에 부탁하면 같이 찾아주시는데 사실 정보는 많을수록 그리는 작가에게 좋은 게 사실이다.


5. 배경 및 궁금증 정리

이번 원고는 역사 정보물이라 고증만 확실하다면 나머지는 구성 같은 부분을 잘 해결하면 될 것 같다.


역사정보물은 서사보다는 정보가 중요한 작품이다. 따라서 서사물에 나오는 기승전결보다는 처음 가운데 끝 정도로 나누는 편이 나을듯하다.

창작 그림책에서는 그림의 강약이 중요한데 정보물에서는 강약보다는 첫째도 정보 둘째도 정보가 중요하다.

그래서 창작 그림 책하는 분들  정보 그림책을 꺼리는 분들이 계시는 편.

작가는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중요시하는 반면 출판사에서는  많은 정보를 하나라도  욱여넣길 원하기 때문이다.

흐름과 정보가 상충하는 경우가 많고 솔직히 무지하게 귀찮은 부분이 분명 있다. 그러면 화료를 더 주는가. 인세는 받는 가격이 이미 정해져 있다.

나 같은 경우는.... 돈 주면 그려주는 속 편한 작가라 어지간하면 해주는 편....

작가와 출판사의 총성 없는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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