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리지언니 Jul 06. 2020

후려보고 싶은 오만의 공구

'오만하게 제압하라'

직장에서 특정 남자 때문에 힘들 때 있잖아요. 이럴 때 오만의 공구를 꺼내 써야 해요. 도통 대화가 된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집에와서 생각하면 뭔가 발린 기분이 들어서 답답할 때 필요한 처방입니다.





"남자가 왜 이런 책을 씁니까?"

이 질문에 저자는 반문합니다.

"그럼 누가 써야 합니까?"



직장 내 갈등 상황에서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보이는 태도 패턴을 다룬다면, 아무래도 '네이티브 스피커' 그러니까 '남자'가 설명하는 것이 더 확실하지 않겠는가. 또한 남자를 스파링 파트너로 둔다면 더 좋을 테고.

페터 모들러




가끔 남장한 여자가 아닐까 싶게 이야기가 잘 통하는 남자동료를  만나기도 해요.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 보면 순진하게 내 마음을 들키기만 하고 결국 내가 바라는 것을 말하는 법도 얻는데도 철저하게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특히 상사의 경우가 그렇죠. 의사소통에 실패했다고 여자들끼리 모여서 이러쿵저러쿵 험담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고 비생산적인 일이에요. 어떻게 해야 직장 여성이 남자 동료 (상사나 부하직원)들과의 갈등 속에서 생산적인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순진한 호기로 남자들의 조언을 듣는 것이 오히려 해결책이 되기도 하겠다 싶어 달려들면 아마 만신창이가 될꺼에요. '기회는 이때다'하고요. 주변의 남자들에게 조언을 바라지 마세요. 수틀릴 확률이 놓으니까요!


저자는 남성으로 여성 직장인들을 위한 '오만 훈련'의 개발자로 훈련 중에 접한 여러 사례 중에서 중요한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이런 훈련으로 오만하게 살라고 권하는 것은 아니에요. 직장에서 특정 남자 때문에 힘들 때 오만의 공구를 꺼내 쓰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죠. 궁극적으로는 반칙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여자가 살아가는 법, 즉 남녀 기회의 균등을 얻기 위해 이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여자와 여자와의 갈등은 더 훌륭한 여성작가에게 양보하고 오로지 직장 내에서 여자와 남자와의 갈등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습니다. 패턴 중에 마음에 꽂힌 이야기를 나눌까 해요.


갈등 상황과 남자동료들의 심리에 대해  남성 작가는 돌직구를 날리며 낮 뜨겁게 말합니다. 때로는 너무 자를 폄하해서 동양 남자도 아닌 서양 남자들도 이러나 싶을 정도도 있고요. 남자들은 직장 내 갈등을 어떤 의식이나 경기쯤으로 여기며 큰 소리로 격하게 다투었더라도 금방 풀어지고 다시 친한 동료로 잘 지내는 것이 저는 늘 이해가 안 되는데 이런 상황을 너무나 당연하게 이야기합니다. 가장 인상에 남는 이야기는 갈등 속에서 남자들의 의사소통 단계였어요. 이 글을 몰래 보는 불편한 나의 스파링 파트너들. 진짜 이렇게 말하나요? 





 갈등 상황에서의 의사소통 단계




HIGH TALK

언어적, 지성적


하이 토크는 논리적인 근거가 제시되고 말이 서로 통해야 한다고 해요. 의견 교환, 내용 토론, 세부적인 정보 교환이 여기에 속하고, 찬성과 반대가 고려되어야 하고 모든 언어적 표현이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수준에 있다고 합니다. 성품이 모나지 않은 스마트한 남자들과의 대화는 이런 방식으로 이어졌던 것 같고 눈에 보이는 갈등은 없었으며 대부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선호하는 언어 방식이죠.




SMALL TALK

언어적, 비지성적


합리적인 주장이나 토론과 상관이 없으며 같은 언어적 단계지만 요기서 오가는 메시지는 사적이고 주관적이며 때로는 감정적이라고 해요. "오늘 날씨 참 좋네요"하고 말하는 것처럼 일상의 사소한 일들이 다뤄지고 일반적인 의미의 환담도 여기에 속한다고 하죠. 남자들끼리 흔히 주고받는 비난이나 욕을 듣게 된다면 그저 스몰토크(장난) 일 경우가 많으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게 좋다고 해요.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게 되나요. 충격적인 사례로는 여자 직원이 논리적으로 하는 발표나 보고에 대해 장난스러운 스몰 토크로 응대하는 남자 직원 특히 상사는 들을 준비도 안되었고 보고나 발표에 동의도 하지 않기 때문에 돌려서 이런 언어적 표현을 쓴다고 하네요. 더 놀라운 것은 남성 작가의 솔루션인데 그럴 때는 더 저질의 스몰토크로 응대해야 한다고 해요. 시쳇말로 멕이는 말로요. 정말 막장 드라마 같아요.




MOVE TALK

비언어적


무브 토크는 말이 필요 없이 몸으로 하는 반응, 태도와 시선의 변화, 간단한 몸짓, 침묵, 표정, 공간적 거리의 변화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해요. 지위를 명확하게 하는 오만은 이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하니 예를 들자면 내 책상을 자주 침범하는 남자동료에게 잔소리보다는 보란 듯이 자리에서 말없이 물건을 치우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처럼요. 저자는 소싯적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좌파 노조 회원 시절에 억울한 일을 당한 일화를 들면서 그 시절 동료의 "담배 한 대 피울래" 하는 말 한마디에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하네요. (이건 무슨 상황?)





남자 동료와의 갈등 상황에서의 의사소통의 세 가지 방법 중에 어떤 것이 가장 효과가 높은지 아세요? 저자는 바로 무브 토크라고 말합니다. 비언어적으로 몸으로 보이는 반응이라니!


무브 토크(비언어적)는 하이 토크(언어적, 지성적)를 이긴다고 남성 작가는 말합니다. 스몰토크(비언어적, 비지성적)는 하이 토크(언어적, 지성적) 보다 강하다고 하고요. 그리고 같은 단계에서 혹은 더 효과적인 단계로 올라서야 기본적으로 공격이 가능하고 반대로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하네요. 공격받은 단계를 떠나 덜 효과적인 단계 설사 자신에게 더 편하고 익숙하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고 그 단계로 내려가면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가 없다고 해요. 좀 심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동료인데. 내가 생각하는 고차원의 언어는 절대 내 기준의 낮은 차원의 언어를 이길 수 없답니다. 지성적인 언어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느라 오랜 세월을 보냈지만 언어적 표현은 아무 소용이 없는 특정 상황이 있음을 경험하고 좌절하며 힘겨워했던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저자는 지성이 무시되는 이런 소통방식이 '동물의 세계로 후퇴'하는 격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는 그의 의사소통 단계 모형은 동물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것이라나 뭐라나...


아! 하이에나 정금자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요? 드라마가 과장은 아니었나 봐요. 우리가 그 스킬에 대해 무지했을 뿐. 진탕으로 이고 발리는 그들의 생태계에 발을 들이기 위해서는 필히 배워야 하는 언어. 눈빛 몸짓으로 말없이 심기를 드러내는 언어를 잘 구사하는 것. 정금자 그녀의 언어? 눈 에는 눈 이에는 이란 심경! 크리스천으로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율법을 뒤로하고 정말 구사하고 싶지 않은 언어! 뒤집어 보면 잘 구사하지 못해 그 자리에서 풀어야 할 화를 침대까지 가져간 것은 아닌가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정금자는 자신의 욕망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거침이 없었다. 일 뿐만 아니라 사랑에서도






오만의 십계명



1. 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

남자들과의 갈등은 생각보다 훨씬 자주 오해에서 비롯된다. 회사에서 벌이는 남자들의 권력 게임은 대개가 정말로 게임일 뿐이다. 어쩌면 당신이 보기에 약간 유치해 보일 수 있는 게임. 그러나 당신이 게임 규칙을 안다면 많은 수고와 마음의 고통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당신을 공격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우울해지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더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방어 전략을 짜야한다. 우울하게 있는 것보다 방어 전략을 짜는 편이 에너지 활용도에 더 낫다.


2. 권력 의지를 가져라.

권력을 차지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요구하라. 어차피 당신에게 적합한 자리라면 왕관을 들고 올 왕자를 기다리지 말라. 자신을 드러내고 높이기를 꺼리지 말라.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당신을 드러내고 돋보이게 할 때 비로소 당신들이 당신을 보기 때문이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외면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욕구를 스스로 누르지 말라. 많은 사람들이 단지 오래 일했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지위에 오른다. 이것만 믿고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3. 필요하다면 무례하게 행동하라.

예의를 버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올바른 것처럼 보이지만 처음부터 당신에게 불리한 규칙 따위에 신경 쓰지 말라. 모든 경기 규칙이 당신에게 유리할 수는 없다. 타당한 근거를 가졌다면 경기장을 뒤집어엎어도 된다.


4. 목소리를 의식적으로 바꾸어라.

남자들에게 말할 때는 평소보다 훨씬 천천히 말하는 것을 잊지 말라


5. 당신의 역할을 진지하게 여겨라.

남자 직원을 상대로 당당하게 당신의 지위를 보여라. 당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할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다.


6. 의사소통 단계를 뒤죽박죽으로 섞지 말라.

공격을 미소로 받을 수 있다면 기본적으로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명심하라. 자세, 시선, 표정, 몸짓, 모든 것이 무기다. 이런 것들이 합쳐져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 논리적인 말로 남자들을 이기려는 생각을 버려라.


7. 영역을 방어하라.

남자들의 영역 감수성을 배워라. 당신에게 필요한 당신의 영역을 확보하고 이 영역이 침범되면 비록 유치해 보이더라도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한다. 한번 영역을 뺏기고 나면 원래 당신의 영역이었다고 해도 쉽게 탈환할 수 없다.


8. 남자들이 남장한 여자일 거라고 착각하지 말라.

그들은 남장한 여자가 아니다. 차라리 그들은 먼 나라에서 온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라. 그들은 다르게 의사소통한다. 그리고 남자 적군은 여자 적군과 완전히 다르다.

 

9. 능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팀워크 능력에서 리더 자질로, 반대로 리더 자질에서 팀워크 능력으로 유연하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이 소위 사회적이고 팀워크 능력이 높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지 말라. 팀워크 능력을 인정받을지는 모르지만, 성공은 당신에게서 멀어진다. 다른 여자들이 무례하다고 욕하더라도 권력행사를 주저해서는 안된다.


10. 지위 상징을 요구하라.

같은 지위의 남자가 갖는 지위 상징이라면 토론할 필요도 없이 당신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남자 동료들이 큰 자동차, 높은 연봉을 가졌을 때 무심하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특히 돈에 관해서는 더욱더 안 된다. 힘들고 책임이 높은 일을 하고도 당신은 같은 일을 한 남자들보다 적게 돈을 받는가? 단단한 보호대를 차고 당신의 빠른 주먹을 날려보라. 당신은 존중받게 될 것이다. 특히 남자들로부터







청년부 목사님이 경칠 오만의 십계명으로 저자는 책을 마무리합니다.

자유로워지세요.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갑니다!



#오만하게 제압하라#페터 모들러지음#배명자옮김#서평#파리지언니

이전 04화 내 안에 맑고 순수한 꼰대에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