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리지언니 Aug 02. 2019

싱글 보균자들의 집

화려한 싱글, 돌아온 싱글, 언젠간 싱글

싱글은 예외적인 것이 아니다. 돌싱이란 말의 뜻처럼 연애와 결혼은 끝이 있으며, 해로한다 해도 수명 차이로 인해 언젠가는 싱글이 된다. 언제 어떻게 싱글이 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늙고 병들고 외로울 때 누가 나를 보살펴줄 것인가. 이런 난제 앞에서 흔히 로맨스와 결혼이 해법인 양 제시된다. 하지만 보살핌의 일례로 이제 노인들은 가정이 아닌 요양원에서 말년을 보낸다. 따라서 로맨스와 결혼으로 보살핌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답이 될 수 없으며, 타인과의 교류와 연대를 늘리는 방향의 해법이 추구되어야 한다.

출처 :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의 평론


아, 수명 연장의 위대함이여!


<마흔 이후 누구와 살 것인가> 란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인생이 유한하지만 짧지는 않다.

누구와 어디서 어떻게 살아갈까는 사실 언제나 중요했었다.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세대에게 지불 가능한 주거형태로 셰어하우스가 시작되었지만 나는 그 수혜를 입은 세대는 아니다. 그렇다고 이제 좀 먹고 살만한데 심심하다고 비싼 월세를 내고 커뮤니티가 잘된 코리빙에 살 수 있는 핵인싸도 못 된다. 그러나 가슴에 작은 꿈이 있으니, 조금 더 지나 인생이 반쯤 꺾이면 지금 집 팔아 친한 친구들과 남은 생을 함께 보내고 싶다. 그래서 준비 중이다. 돈이야 모으면 되고 집이야 내가 고치면 되지만..... 의기투합해서 모여 살다 수틀리면 어떻게하나




우리는 이러한 관계가 아니다.


1. 결혼 관계가 아니다.

2. 가족 관계가 아니다.

3. 사업 관계가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관계이다.


1. 협동주택의 공동주거인 관계이다.

2. 공유 재산권을 가진 명의인들이다.

3. 공동담보대출 소유자들이다.

4. 개인 이익과 상속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협동주택 파트너십 협약서 상의 파트너들이다.

5. 가까운 친구들이다.



다음과 같은 점들을 명확히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1. 행복이나 우정을 위해 서로의 사적 필요를 충족해주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2. 서로에게 완전히 의지할 수도 있지만 서로에게 의지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3. 어떠한 본질적 방법으로도 서로를 변화시키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4. 각자가 책임을 동등하게 부담한다. 하지만 반드시 각 임무마다 같은 정도나 같은 유형의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

5. 각자의 합리적인 우선순위에 대해 세심하게 대하고 공감을 한다.

6. 각자 맡은 책임은 각각을 믿을 수 있게 (확실히) 다 끝낸다.

7. 공동공간에 있는 물건들은 모두 공유한다.

8. 개인 공간에 들어가거나 개인 물건을 사용할 때는 허락을 구한다.

9. 문제가 발생하면 하나도 빠짐없이 솔직하고 정중하게 이야기한다.

10. 항상 의견을 일치시킬 수는 없다.

11. 우리 각자는 어떤 일이 닥치든 긍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숙한 사람들이다.

12. 우리는 열심히 일할 것이지만 재미있는 일도 많이 할 것이다.

13. 안에서든 집 밖에서든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지 않는다.


출처 : 마흔 이후, 누구와 살 것인가

세 여자의 유쾌한 실험, 그 10년의 기록


등장인물들은 서로 오래 알고 지냈지만 친한 친구 사이는 아니었다. 한 친구가 키우는 고양이로 인해 운명적으로 얽힌 사이다. 각자 꽤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지만, 나이가 들어 졸혼 후에 함께 모여 살아 더 풍성한 삶을 누린다. 저 정도의 선을 긋고 넘지 않았으니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몇 년 전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쌀을 나눠주는 봉사를 간 적이 있었다.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시집을 서 자식을 낳아 기르고 긴 세월 남편 뒷바라지에 힘든 삶을 사셨단다. 얼마 전 자식을 출가시키고 할아버지를 먼저 보내시고 혼자가 되셨단다. 여전히 삶은 고단하고 힘드시단.


자주 생각했지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혼자 살게 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는지...... 신세한탄처럼 들릴 것 같아서였다. 결혼하라 하시면 믿음으로 축복해 주셔서 우선 고맙단 인사를 드리며, 다시 글머리 기사를 읽어 보길 수줍게 권해드립니다.^^


졸혼을 했던지, 돌싱이던지, 모태 솔로이던지 심지어 가족이 있어도 우리 모두 혼자 더 잘 살기 위해 연대가 필요하다. 주변 지인과 친구들에게 더 잘해야 겠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꿈꾸는 코하우징은 오히려 코펜하겐 사례에 가깝습니다~^^ (Brondby 주거지역)
이전 09화 비엔나, 그 집의 감각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