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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지언니 Oct 10. 2021

경험 비즈니스를 넘어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로

'삶을 변화시키는 경험'이라고요?


사람들이 자동차 의자 팔걸이에 냉장고를 달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라고 합니다. 자율주행이 발달할수록 두 손이 자유로워지고 차 안에서 뭐할지 관심을 가지게 되며, 혼자 밥을 먹는 것이 평범한 세상에서 차 안에 냉장고를 설치하는 혁신은 식사 경험을 크게 향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식사할 때 하는 행동보다 가전제품의 작동 방식에 관심을 갖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으로는 결코 좋은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없어 보입니다. 이런 우려는 매끈한 경험을 연출해야는 공간에서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사람들의 경험이라는 영역 속의 니즈와 행태를 파악 못하고 공간의 디테일과 신만의 작품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모습과 비슷해 보입니다.


제임스 길모어와, 조지프 파인 2세가 지은 경험 경제라는 책을 읽으며 건축가가 경험 연출가라면 어떤 관점으로 경험 비즈니스를 바라볼 것인가? 에 대하여 꽤 오래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냐면 이미 사용자 경험 디자인, 경험 마케팅 같은 비건축적인 영역으로 건축을 설명해야 하는 전략에 대해 우리 모두 갈증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나름의 관점을 가지고 정리했기 때문에 책의 모든 부분을 다루지는 못했습니다. 저 또한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질 수 있으니 꼭 책을 읽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경험은 새로운 가치



재화와 서비스가 구분되듯이 경험은 서비스와 구분되는 또 하나의 경제재로 가치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차별화되기 힘든 재화와 서비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을 외치며 새로운 삶의 방식과 경험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기업들! 새로운 부는 새로운 경험 기반 기업에서 비롯된다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경험 자체는 무형에 가까워도 '경험 상품'은 엄청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왜냐면 그 가치가 사람들 가슴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쇠퇴하는 재화나 서비스 세계에 머무르는 비즈니스는 시대에 뒤쳐지고 말 것이며 그런 운명을 바라지 않는다면 풍부하고 강렬한 경험을 연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험 경제 P.87>


범용품은 재료이며, 재화는 용품을 원재료로 만든 상품이며, 서비스는 클라이언트라고 말하는 개인의 요구에 따라 맞춤화된 무형의 행위를 의미합니다. 용품을 대체 가능한 상품, 재화를 유형의 상품, 서비스를 무형의 상품으로 볼 수 있다면 경험은 기억에 남을 만한 상품입니다.


쉽게 비유를 들자면 원두는 범용품이고, 로스팅된 커피는 재화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 같은 곳이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카페와 차별화되는 스타벅스와 같은 곳이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공족 코피스족에게는 분명 다른 경험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맞춤화의 단계를 거쳐 경제재는 진화하며, 범용화가 무르익을 때 새로운 경제재가 등장하는 듯 보입니다. 고차원적인 상품은 더 낮은 수준의 상품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재화를 대량 맞춤화한다는 것은 재화가 자동으로 서비스로 전환된다는 것을 뜻하며 어떤 서비스를 대량 맞춤화한다는 것은 서비스가 자동으로 경험으로 전환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경험제는 개개의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 그것을 유일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만들고 특별한 방법으로 고객에게 제공해 차별화를 이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간과 결합된 비즈니스로 사례로 쉽게 들 수 있는 프로젝트는 허쉬스 초콜릿 월드, 스팸 타운, 굿이어 월드 오브 러버 (타이어 회사), 크레욜라 팩토리 뮤지엄, 레고랜드, 기네스 스토어 하우스, 하이네켄 익스피어리언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경험 영역의 이해는
새로운 경험 비즈니스로



<경험 경제 P.103>


수평축은 게스트 참여 수준을 의미합니다. 수직축이 묘사하는 것은 경험이 고객과 결합하는 연관성 또는 환경과의 상호관계입니다. 다시 말해 흡수(absorption)는 경험을 마음속에 심어 줌으로써 한 개인의 관심을 사로잡는지에 관한 지표이고, 몰입(immersion)은 육체적으로 또는 실질적으로 경험 자체의 일부가 되는가에 관한 지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수평축과 수직축을 결합함으로써 엔터테인먼트적 경험, 교육적 경험, 현실도피적 경험, 미적 경험이라는 네개의 영역이 생성됩니다. 이 경험 영역은 서로를 배척하지 않으면서 때론 서로 어울려 우리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합니다.


경험 경제의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설명하지만 개인적 의견으로는 엔터테인먼트적 경험은 공간이나 서비스에서 가장 기본적인 경험으로 제공되는 매우 익숙한 경험이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골프장이라면 골프를 치는 본연의 경험 영역으로 생각할 수 있고 여기에 교육적 경험, 현실도피적 경험, 미적 경험이라는 세 가지 경험 영역에 엔터테인먼트적 경험을 잘 뒤섞어서 연출하는 기업이 차별화된 골프사업으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엔터테인먼트 경험에 참여하는 게스트들은 즐기기 원한다면, 교육적 경험에 참여하는 게스트들은 배우기 원하고, 현실도피적 경험에 참여하는 게스트들은 행동하기 원하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적 영역에 참여하는 게스트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그곳에 있는 것뿐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적 영역에 대하여 심심하게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 분에 대해서 저명한 건축가 '마이클 베네딕트'는 건축가의 역할은 자신이 만든 환경 내에서 사람들을 현실에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날같이 미디어가 포화 상태인 시대에 건축가가 무엇보다 관심의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은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미적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즈니스의 배경이 되는 공간은 기본적으로 디자인 의도와 아름다움이 분명하게 보여야 합니다. 흔한 말로 먹히는, 와닿는, 디자인은 오히려 콘텐츠라고 불리며 복제되는 현실속에서 유일무이하고 대체불가능한 디자인력이 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이 네 가지 경험 영역을 한꺼번에 연출했을 때 '단조로운 공간'(plain space)비로소 새롭게 발전하는 경험 연출을 위한 '독특한 장소'(distinctive place)로 변모합니다. 경험 연출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 게스트를 매료시킴으로써 더 오래 그 상품에 관심을 갖게 만들 의미 있는 장소 또한 제공해야 하는데요. 이는 엔터테인먼트적 경험, 교육적 경험, 현실도피적 경험, 미적 경험 요소들을 일반적인 공간과 다르게 통합하여  강렬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억에 남을 만한 곳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곳을 저자는 '스위트 스폿'(sweet spot)이라고 부릅니다.


개인적 의견을 덧 붙이자면 경험 연출은 그저 고객을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닌 경험의 질을 높여 고객의 흥미를 끌어야 되며, 제시된 네 가지 경험의 영역의 이해를 통해 풍부한 경험을 의도적으로 연출하는 방법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사업의 승패를 좌지우지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합의를 얻어내야 콘텐츠와 테마, 공간디자인과 운영의 영역이 매끄럽게 연결되고 새로운 공간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겨우 경험제를 이해했는데


<경험 경제 P.387>



경제 생산 장르에서 서비스에서 경험을 분리하면서 놀라운 경제적 확장을 기대한 것이 오래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경험을 넘어서 트랜스포메이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범용품은 대체 가능하고, 재화는 유형이고, 서비스는 무형입니다. 경험은 기억에 남는 특별한 것이고, 트랜스포메이션은 구매자의 존재 그 자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범용품은 자연적이고, 재화는 표준화되며, 서비스는 맞춤화됩니다. 경험은 개인적이고 트랜스포메이션은 개별적입니다. 각각의 개인이 반응함으로써 기억을 만들어 내는 이벤트를 경험이라고 한다면 트랜스포메이션은 고객이건 기업이건 실제로 구매자의 존재를 변화시키는 상위 개념입니다. 다른 경제재들보다 트랜스포메이션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은 구매자가 자신의 구입하는 범용품, 재화, 서비스, 경험을 원하는 이유 등 다른 모든 니즈의 궁극적인 근원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모든 상품과 마찬가지로 경험 역시 맞춤화를 했을 때만이 범용화의 늪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험을 개인에 맞게 맞춤화할 때, 즉 고객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을 정확히 줄 때 비로소 그 고객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경험을 맞춤화했을 때 저절로 트랜스포메이션 되는 것입니다. 기업들이 최고의 서비스에서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최고의 경험, 즉 '삶을 변화시키는 경험'을 통해 비로소 트랜스포메이션 창출이 가능합니다. 트랜스포메이션 또한 별개의 경제이며 경제적 가치의 발전에서 다섯 번째, 즉 마지막 단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경험 비즈니스를 넘어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로



재료에 요금을 청구하는 기업은 범용품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것이다.

유형물에 요금을 청구하는 기업은 재화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것이다.

기업이 수행하는 활동에 요금을 청구하는 기업은 서비스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것이다.

고객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 요금을 청구하는 기업은 경험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것이다.

입증된 성과에 요금을 청구하는 기업은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것이다. 

<경험 경제 P.440>



범용품은 사람들이 생산하는 재화를 위한 원재료일 뿐이다.

재화는 사람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물리적 형체일 뿐이다.

서비스는 사람들이 연출하는 경험을 위한 무형의 작업일 뿐이다.

경험은 사람들이 인도하는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기억에 남을 만한 이벤트일 뿐이다.


그리고 우리의 개인적 믿음을 반영하라.


트랜스포메이션은 사람들이 찬양하는 영원성을 위한 시간적 상태일 뿐이다. 

<경험 경제 P.460>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경험을 만드는 공간 기법도 이제 한 물 간 것인지... 고객 자신의 열망을 깨닫게 해주는 '삶을 변화시키는 경험'이라니..... 무슨 종교도 아니고...  도대체 어떻게 그런 변화를 비즈니스로 만든다는 것인지.....경험의 무대인 공간을 어떤 장소로 만들어야 비즈니스에 성공하는 것인지에 대한 개인적 궁금증으로 책을 읽었지만 더 큰 숙제를 떠 안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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