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리지언니 Apr 07. 2024

그 집 여행

 빛나는 도시! 유니떼 다비따시옹 / 첫 번째


집은 은연중에 우리의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데 크기가 뭐가 중요할까 하면서....저는 요즘 더 큰집을 알아보고 있어요. 그러면서 허드렛일이 넘쳐나고 생활의 잡동사니가 보일 때 군살이 붙으면 몸매 관리는 끝이라는 신념처럼 비워내고 줄여내는 데 열올리고 있죠. 아담한 집은 합리적인 수납과 조닝, 동선이 중요하다며 가구배치에 진심이지만 사실 별 대안이 없어 보여요.... 그래 이것이 내가 가진 집에 대한 철학이야라며 지금 사는 작은 집을 포기 못 하고 있네요.... 바이러스는 작고 귀여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에 익숙해 버리게 만들며 온갖 애증을 격하게 느끼게 했어요....예전에 파리에 사는 작고 아담한 친구 집을 놀러 가보면 다양한 평면과 분위기의 집을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때보다 지금은 더 넓은 집에 살지만 1인 가정이던 다인 가정이던 기승전 아파트? 다른 주거 대안도 많지만 국민평형크기 대규도 아파트 단지에 살아야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죠.


그동안 살아봤던  크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집들을 생각해 봅니다.... 비록 며칠이었지만 스테이하고 감탄했던 집은 비엔나의 자륵파브릭(Sargfabrik)이었고... 삼 년 남짓 유학시절 살았건만 지금도 꿈에 나오는 그리운 집은 파리 16구의 집!... 그 집은 중정형으로 좁아터진 내방과는 다르게 아주 고요하고 탁트인 멋진 내부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집이었어요. 그리고 이론적으로 완벽해 보이기에 살아보고 픈 집은 마르세이유 유니떼 다비시옹(Unité d'habitation)! 자륵파브릭에 대한 추억담과 사진은 브런치 스토리있어서 가끔 보는데.... 파리 집에 대한 감성은 싸이월드에 있어서 볼 수가 없네요^^ 살기도 힘들지만 떠나기도 힘든 집! 파리의 삶은 그랬던 것 같아요. 그땐 지금의 현실이 된 서울의 삶을 아주 가끔 흐릿하게 상상했지만.... 지금은 아직도 그곳에서의 삶을 또렷하게 자주 그리워해요. 지난 여행 그 시절 집 근처 건축박물관에서 상시 전시하던 유니떼 비따시옹 실물 크기 집을 다시 가봤어요.... 그리고 내친김에 마르세이유로 떠났고.... 드디어 실물영접한 유니떼 다비따시옹! 이제야 꺼내 보며 그 집에 대한 여정을 기록해 봅니다.





à Marseille

Unité d'habitation 1952

1. 르꼬르뷔제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누구나 제한 없이 공용시설을 무료로 구경할 수 있는 관대한 집
2. 지중해의 강렬한 햇살은 더 깊은 음영을 드리우며 곳곳의 문양들을 도드라지게 보이게 대비를 극대화
3. 로비에서 한 참을 쳐다본 그 시절 디테일.... 스케일과 디테일을 넘나들며 곳곳에 스며 있는 디자인 어휘들





à Paris

Cité de l’architecture & du patrimoine

4. 복층구조 아이디어.... 유니트를 실물 크기로 만들어 놓은 건축박물관 전시장 몇 년째 전시 중일까?
5. 현관에서 연결되는 주방 거실 영역으로 거실 상부는 두 배의 천장고를 확보하며 오픈되어 있음
6.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상부 침실 영역으로 사진은 거실과 반대의 향을 가지며 두 개가 붙어 있는 세장한 방



지난 여행 파리에서는 집의 내부를, 마르세이유에서는 외관과 공용시설을 보니 이제야 완전체로 조합되어 이 집이 이해되었네요. 다음 글에는 예전부터 품었던 의문과 이제야 느껴지는 이 집의 아우라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텍스트로만 읽은 내용과 내 눈으로 본 것과의 차이에 대한 아주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임을 밝혀둡니다.


사업적 아이디어로도 좋고 거주자 관점에서도 나쁘지 않은 단면 아이디어... 언젠가 응용해 볼까?

 파사드의 모듈이 보여주는 소셜믹스! 우리 동네 재개발 아파트 단지동기화되면 좋겠지?

접지층에 두어야 할  상가를 건물 중간층에 올린 꼬르뷔지에의 그 시절 근자감?

 실물영접해야 납득되는 노출 콘크리트의 시공 퀄리티와 작품적 가치









ce jour-là

octobre 2023

7. 육중한 매스를 날씬하게 받쳐주며 의도된 증기선의 이미지를 만듦.... 넉넉한 층고를 확보한 필로티 디자인
8. 외관에서는 사무실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집들과 구분이 안되지만 한 건물 안에서 드러내지 않고 영업 중인 듯
9. 1952년 지어질 당시는 논란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문화유산이자 입주민의 자부심
10. 한국식 17층?격층으로 정지하는 9개의 층으로 3층 상가 4층 사무실 8층 학교(유치원) 9층 옥상정원
11. 3층에 있는 상가층은 주거층 복도와 다르게 카페 창으로 스민 햇빛이 복도를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 줌
12. 호텔 카페보다 이곳이 음악선곡도 힙했고, 주인 마담도 친절했고  쿠기로 만든 꼬르뷔제 굿즈도 볼 수 있음
 13. 답답한 낮은 층고의 복도를 지나 건축서점 쪽으로 틀면 시원한 층고도 경험하게 하며 공간감에 변화를 줌
14. 건축전문서점은 생각보다 신간과 좋은 책들이 많았음... 정말 건축 마니아들만 찾아올 텐데 장사가 될런지
15. 언니는 눈길도 안 주고 편하게 맘껏 책을 볼 수 있게 해 줌....집중이 잘 되었던 서점
16. 정확히 어떻게 쓰이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두 개의 층고를 활용하고 입면도 주거와는 다르게 연출
17. 밖은 지중해의 강렬한 태양이 이글거릴 때 창이 없는 내부의 중복도는 형형색색 인공 빛의 다른 분위기
18. 8층 에꼴은 유치원으로 운영....파사드에 사용한 원색이 실내에도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음
19. 벽과 천장의 거친 느낌 그대로 지금도 보존... 컴컴한 복도와는 다른 밝고 눈부신 공용공간
20. 증기선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디자인.... 올라가면 바다가 보이는데... 왜 증기선인지 직감적으로 느낌
21. 난간 계단 외장 디테일을 보고 있자니... 빛나는 도시도 스케일로 시작하지만 결국 디테일로 마무리....




*이 집에 대한 배경지식 쌓기는 유현준 교수님께서 쓰신 인문건축기행이나 손세관 교수님이 쓰신 집의 시대를 추천드립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작가의 이전글 빛과 벽돌이 짓는 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