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은연중에 우리의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데 크기가 뭐가 중요할까 하면서....저는 요즘 더 큰집을 알아보고 있어요.그러면서 허드렛일이 넘쳐나고 생활의 잡동사니가 보일 때 군살이 붙으면 몸매 관리는 끝이라는 신념처럼 비워내고 줄여내는 데 열올리고 있죠.아담한 집은 합리적인 수납과조닝, 동선이 중요하다며가구배치에 진심이지만 사실 별 대안이 없어 보여요....그래도이것이 내가 가진 집에 대한 철학이야라며 지금 사는 작은 집을 포기 못 하고 있네요.... 바이러스는 작고 귀여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에 익숙해 버리게 만들며온갖 애증을 격하게 느끼게 했어요....예전에 파리에 사는 작고 아담한 친구 집을 놀러 가보면 다양한 평면과 분위기의 집을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때보다 지금은 더 넓은 집에 살지만 1인 가정이던 다인 가정이던 기승전 아파트? 다른 주거 대안도 많지만 국민평형크기 대규도 아파트 단지에 살아야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죠.
그동안 살아봤던 크지는않았지만개인적으로의미있는 집들을 생각해 봅니다.... 비록 며칠이었지만스테이하고 감탄했던 집은 비엔나의 자륵파브릭(Sargfabrik)이었고... 삼 년 남짓 유학시절 살았건만 지금도 꿈에 나오는그리운 집은파리 16구의 집!... 그 집은 중정형으로 좁아터진 내방과는 다르게 아주 고요하고 탁트인 멋진 내부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집이었어요. 그리고 이론적으로 완벽해 보이기에살아보고 픈 집은마르세이유유니떼 다비따시옹(Unité d'habitation)!자륵파브릭에대한 추억담과 사진은 브런치 스토리에 있어서 가끔 보는데.... 파리 집에 대한 감성은 싸이월드에 있어서 볼 수가 없네요^^ 살기도 힘들지만 떠나기도 힘든 집! 파리의 삶은 그랬던것 같아요. 그땐 지금의 현실이 된 서울의 삶을 아주 가끔 흐릿하게 상상했지만.... 지금은아직도 그곳에서의 삶을 또렷하게 자주 그리워해요. 지난 여행 그 시절 집 근처건축박물관에서상시 전시하던 유니떼 다비따시옹 실물크기집을 다시 가봤어요.... 그리고 내친김에 마르세이유로 떠났고.... 드디어실물영접한 유니떼 다비따시옹! 이제야 꺼내보며 그 집에 대한 여정을 기록해 봅니다.
à Marseille
Unité d'habitation 1952
1. 르꼬르뷔제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누구나 제한 없이 공용시설을 무료로 구경할 수 있는 관대한 집
2. 지중해의 강렬한 햇살은 더 깊은 음영을 드리우며 곳곳의 문양들을 도드라지게 보이게 대비를 극대화
3. 로비에서 한 참을 쳐다본 그 시절 디테일.... 스케일과 디테일을 넘나들며 곳곳에 스며 있는 디자인 어휘들
à Paris
Cité de l’architecture & du patrimoine
4. 복층구조 아이디어.... 유니트를 실물 크기로 만들어 놓은 건축박물관 전시장 몇 년째 전시 중일까?
5. 현관에서 연결되는 주방 거실 영역으로 거실 상부는 두 배의 천장고를 확보하며 오픈되어 있음
6.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상부 침실 영역으로 사진은 거실과 반대의 향을 가지며 두 개가 붙어 있는 세장한 방
지난 여행 파리에서는 집의 내부를, 마르세이유에서는 외관과 공용시설을 보니 이제야 완전체로 조합되어 이 집이이해되었네요. 다음 글에는 예전부터 품었던 의문과 이제야 느껴지는 이 집의 아우라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텍스트로만 읽은 내용과 내 눈으로 본 것과의 차이에 대한 아주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임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