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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주민 Feb 26. 2023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B2B 영업/세일즈 컬럼 기업영업교육전문가 박주민 대표

B2B 영업/세일즈 컬럼 기업영업교육전문가 박주민 대표

미국 프로야구사에 가장 위대한 포수로 평가받는 요기 베라. 그는 194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를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에서 보내면서 우승 반지만 10개, 15회 올스타, 3번의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런 그가 남긴 말 중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는 오늘날 그의 선수시절의 업적보다 더 많이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야구에서 정규 이닝이 9회까지인데 결과는 모르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다. 그렇다면 기업영업에서 정규 이닝은 어디까지일까? 최종 협상을 마무리하고 계약서에 싸인을 한 순간일까? 아니면 제품이나 시스템이 납품되고 고객이 만족해하는 순간일까? 그것도 아니면 제품에 불량이 생겨 A/S가 이루어지는 순간일까? 관점에 따라 정답은 크게 두 개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고객 관리의 측면에서 보는 경우로 제품의 납기가 완료된 후 대금이 입금된 시점을 정규 이닝으로, A/S가 발생되는 시점을 연장전으로 보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고객개발의 측면인데 이때에는 끝이 없는 정규 이닝이 계속해서 펼쳐진다고 보는 것이 맞다. 즉, 고객과의 거래가 중지될 이유가 없는 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관리)의 끝은 이론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영업대표들 그리고 영업조직들이 CRM의 중요성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실제 행동에서는 단기 매출에 급급한 나머지 잘 이행하지를 못한다. 더 큰 문제는 CRM의 출발점이 고객과의 계약에 의거 제품이 인도되는 순간부터 이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전문가 영업대표와 일반 영업대표의 차이도 이 지점에서 갈린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 영업대표는 계약이 성사된 직후부터 제품이나 솔루션의 안정화가 이루어지는 시기까지는 물론 별 다른 거래가 발생하지 않는 기간에도 주기적인 고객터치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가령, 정기적인 온오프라인 교육이나 행사 프로그램에 참여를 유도하거나 동참하는 것 등이다. 업종과 업태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보통 자연발생적으로 고객의 이탈이 년간 10~20%가 발생된다고 한다. 이는 결국 새로운 고객 10~20% 이상을 매해 확보해야 한다는 뜻인데 신규 고객 확보가 기존 고객 관리에 드는 비용에 평균 5배 이상 소요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CRM 영업에 관한한 유통 영업을 빼놓을 수 없다. B2B 영업하면 으레 직거래 형태의 영업으로만 국한하기 쉬운데 과거 관계영업이 가진 부정적인 요소만 빼면 많은 영업대표들이 유통 영업에서 배울 점이 의외로 많다. 그리고 유통 영업을 한다고 해서 직판 영업을 안 하는 것도 아니다. 필자의 경우 IT 유통영업을 하면서 직판 솔루션 형태의 영업도 많이 진행했었다. 가령 관리하는 대리점 사장님들과 함께 시장을 개발하는 경우다. 대리점이 새로운 시장을 개발할 때는 본사 영업대표의 적기 지원이 중요한데 특히, 대형 IT 장비가 최종 고객에게 납품되는 전후로 섬세한 고객터치를 필요로 한다. 고객은 계약서에 싸인을 하기 전후로 많이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설치 이후에 발생되는 여러 장애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계약서에 아무리 꼼꼼하게 약정이 맺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현실에서의 대응은 경험한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B2B 영업에서 고객의 구매 결정 최우선 순위가 영업대표에게 달려있다고 하는 건 제품의 구매 이전보다 이후에 벌어지는 문제를 더욱 고려한다고 보는 게 현실적으로 맞다.

유통 영업이든 직판 영업이든 유통과 직판을 포함한 그 어떠한 형태의 솔루션 영업이든 고객과의 계약 이후 관계관리는 너무나 중요하다. 김영란법, 주52시간 근무제, 코로나19등으로 인해 고객과의 물리적인 관계증진이 어려워지기는 했으나 영업의 본질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과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관리에 있다. 그리고 관계관리의 핵심은 영업대표가 고객과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달려 있다. 이것은 디지털 영업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웃픈 현실이긴 하지만 화상 미디어를 앞에 두고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자연스런 미래의 영업 환경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어떠한가? 그 형식과 방법만 바뀔 뿐 영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제품과 시스템이 고객에게 인도되고 운용이 되는 순간부터 영업대표가 주기적으로 고객개발에 힘써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경쟁사의 진입을 막기 위함이 크다. 과거에는 고객과의 술잔을 기울이는 횟수만큼 경쟁사의 진입이 어려웠다. 이 과정에서 무리한 접대나 영업비용이 발생하는 폐단이 있긴 했다. 하지만 적정 수준의 접대는 오히려 건강한 관계형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경쟁사를 배제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고객의 니즈를 채워주고 문제를 해결하는 가치제공에서 따라오는 관계형성은 하나의 보상이자 또 다른 무기가 된다. 이것이 영업의 묘미이기도 하다. 관계영업으로 모든 영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마인드가 문제인 것이지 관계영업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중요하다.

동기 급강하란 말을 들어 보았는가? 고객이 제품을 구매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제품 이용에 대한 불편과 불만이 쌓이는 시점을 말한다. 이것은 익숙하지 않음에서 오는 것과 상관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영업대표의 관심과 고객터치가 있을 경우 고객의 동기는 급상승을 탄다. 반대로 얘기하면 이 시점에서 영업대표의 섬세한 고객터치가 없을 경우 고객은 향후 다른 경쟁사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업영업의 또 다른 특징은 이러한 섬세한 고객터치가 추가 매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비슷한 유형의 고객들은 서로 정보를 나누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영업대표와 솔루션을 칭찬하고 추천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영업대표가 적극적으로 추천을 요구할 수도 있다. 가급적이면 발생하지 않아야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고객의 클레임 처리 과정에서도 영업대표의 명암이 나누어진다. 일반적인 영업대표는 고객의 클레임을 귀찮게 여기고 피하려 하지만 전문가 영업대표는 고객의 클레임을 기회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아간다. 이러한 대처는 고객에게 깊은 신뢰를 주기에 충분하다. 치명적인 제품의 결함이 주는 고객의 불편이 공급사의 이미지 추락과 재계약 불가로 이어질 수는 있지만 해당 영업대표의 성실하고도 진정성이 담긴 대처는 고객을 오히려 감동시킬 수가 있다. 공급사의 조직내 매뉴얼 대응이 터치할 수 없는 영역을 - B2B 영업에서도 감성적인 영역이 중요하다 - 오직 영업대표만이 최대한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래 영업대표는 프로 스포츠맨과 비슷한 속성을 지닌다. 팀은 패배해도 선수는 빛나서 얼마든지 더 많은 연봉을 받고 다른 팀으로 갈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 남은 과제는 어떻게 고객개발을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착된다. 이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앞에서 필자가 얘기한 전문가 영업의 다양한 수행활동들을 새로운 사이클로 반복해 가면 된다. 즉, 새로운 연애를 하듯이 새로운 관점으로 새롭게 접근해 들어가는 것이다. 다만 한가지 추가되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히스토리 관리다. 필자의 경험상 고객사의 담당자나 리더들은 대략 50% 정도가 3~7년 단위로 교체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당신의 성공적인 영업 히스토리가 가리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제대로 된 고객사의 경우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만남을 동반한 해당 영업대표의 히스토리 관리가 전달되어 지기는 한다. 하지만 그들의 업무 품의서에는 자신들이 달성한 업무 성과위주로 정리되어 소통되어질 뿐 당신의 존재는 기재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 영업대표는 성공 히스토리 관리를 반드시 문서로 작성해 보관하고 고객, 영업대표 자신, 자사(상사) 이렇게 3개의 이해관계자들과 이메일로 공유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설사 고객사의 잦은 조직개편에도 끄덕 없다. 남는 건 히스토리가 담긴 문서이기 때문이다. 제품의 재구매나 계약의 연장 여부 등에서 경쟁사를 배제시킬 수 있는 힘은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 안일하게 대처하지 말고 고객 구매 이후의 영업활동을 부지런히 하라. 그리고 반드시 근거를 남겨라. B2B 전문가 영업에 있어 정규 이닝은 없다.

#고객이의존하게만드는슈퍼을의영업

I pray for peace in Ukraine!!!

#기업영업교육전문가

#국내1호콜드콜링전문가

#대한민국명강사제229호선정

#삼성전자100인의영업인상수상

#26년차전문가영업전략적판매의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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