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운동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경진 Sep 22. 2023

9/7 (목): 크로스핏 21

Practice Makes Perfect


10 rounds for time: 20 min cap 

200m run

3 muscle-ups 

(bar or ring or both)


Modify with 

Chest 2 Bar 

Pull up 

Inverted ring rows


Bench Press 4x4


==


어머님께서 3개월에 달하는 극한 직업(산후조리 + 손녀돌보기)을 무사히(라고 믿고 있다) 마치시고 귀국하시고 이번주는 온전히 남편과 둘이서(평일 대부분은 나 혼자) 해린이를 봐야 했다. 어머님의 존재는 부재함으로써 더 크게 다가왔다. 어머님께서 안아주시던 분까지 해린이를 안았더니 간당간당하게 버텨왔던 손목과 허리가 바로 쑤시기 시작했다. 아아.. 생후 4개월 만에 몸무게로 상위 5%를 찍은 우량아의 위력이란 이런 것인가.


운동에도 1차 위기가 왔다. 해린이를 보느라 정신도 없었거니와 허리가 너무 아파 운동을 그만두고 싶은 유혹에 휩싸인 것이다. 화요일 운동은 쉬었고 목요일에도 정말로 정말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이러다간 늘어난 뱃살이 영영 돌아오지 않겠지 생각하니 더 큰 우울이 밀려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운동 시작 5분 전까지 혼자서 치열하게 싸웠다. 막판에 '가자'는 쪽 마음이 간발의 차로 우세하여 해린이를 재택근무하는 남편에게 던져놓고 나왔다. 


오늘의 운동은 달리기와 머슬업(은 못하니 점프 풀업으로 대체했다)을 10번 반복하면 되었는데 오늘처럼 마음이 복잡한 날에는 이런 단순한 운동이 도움이 되었다. 문제는 중간부터 숫자가 헷갈리기 시작한 것. 다섯 번째 달리기를 할 때 다섯, 다섯하고 세다가 어느 틈엔가 여섯, 여섯 하고 세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 여섯이 진짜 여섯이었다면 열 라운드를 아슬아슬하게 끝냈고 다섯인데 여섯으로 세었다면 아홉 라운드를 마친 셈이다. 진실은 저 너머에. 그래도 오늘 고생했다. '가자'는 마음이 이겨줘서 다행이다.


(벤치프레스는 해린이 수유 때문에 생략하고 나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8/31 (목): 크로스핏 2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