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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대만 여행 필수품: 밀크티, 펑리수 추천비교

화교의 대만 여행

by 왕씨일기



바야흐로 여행이란, 기념품 구매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법. 여행을 가기 전부터 미리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추천 구매 리스트를 파악해 두고 사 와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 다만 그래서 그런지, 모두 비슷비슷한 제품들과 추천하게 돼서 사실상 특별한 것은 없다. 대만을 거의 5-6년 만에 방문해서 까르푸를 다녀왔을 때에도 여전히 한국인 관광객들은 그때와 똑같은 제품들을 잔뜩 구매하기에 조금 놀랐을 정도. 물론 그만큼 검증된 물건이라는 뜻도 되겠지만 조금의 다양한 선택의 폭을 위해서 기존의 정보들에 조금 더 보태어 조금 더 다양한 먹거리, 선물들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자 한다. 곧 여행을 앞둔, 아니면 이미 현지에 있다면 한 번 둘러보자(매우 주관적인 추천으로 참고로만 읽어도 좋을 것 같다)




1. 대만 밀크티
출처: 구글


가장 대표적으로 대만 밀크티 하면 생각나는 싼디엔이커(3점1각) 밀크티. 국내에도 사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친구이다. 다만 현지에서는 싸게 살 수 있기때문에 많이들 데려오는 것 같다. 나쁘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대만 사람들은 많이 먹지 않아 약간은 관광객용이라는 느낌도 살짝. 그래서 그 외에도 살만한 제품을 말해보고자 한다.



출처: 구글



립톤, 대만에서는 리뚼(立頓)이라고 한다. 이미 국내외로 유명한 브랜드인데, 대만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 대만에서만 파는 것들에는 보통 대만식(臺式)이라고 쓰여있어 그 글자가 보이면 일단 로컬한정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의 대만식 재스민 밀크티, 향긋한 차향에 진한 밀크향으로 꽤나 괜찮은 조합이다. 그 외에도 오리지널 밀크티와 저당(減糖) 버전의 밀크티도 추천이다.



출처: 구글



편의점이나 대형 카르푸 등을 가면 이렇게 팩으로 되어있는 다양한 맛의 밀크티도 있는데, 여행 중에 다니면서 한 팩씩 가볍게 먹기 좋다. 여행 중 1일 1 밀크티를 도전 중에 있다면 아침 식사를 길거리에서 사 오면서 편의점에 들러 하나씩 맛봐가며 본인의 밀크티 취향을 찾아보는 것도 재밌는 이벤트가 될 것 같다.




출처: 구글



그리고 익숙한 싼디엔이커(3점1각) 밀크티, 막상 찾아보면 다양한 변주들이 존재한다. 40초 만에 흑당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흑당 버전 밀크티, 장미꽃향이 듬뿍인 밀크티, 그리고 비건식 밀크티도 구비되어 있다. 특히 비건식에는 설탕도, 인공향료도 없고 저지방 식이의 췐쑤(全素), 즉 완전 식물성 버전의 밀크티도 있어 모두가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비건식으로는 총 3가지가 있는데, 홍차버전, 말차버전, 흑깨두유버전이 있는데, 특히 마지막 깨두유버전은 독특한 맛으로 아침 식사로도 괜찮은 맛이니 한 번쯤 도전해 봐도 좋을 듯하다.




2. 펑리수




출처: 구글(선메리, 수신방, 서니힐)




대만에서 한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사 오는 펑리수, 대략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선메리, 서니힐, 수신방 등 그 외에도 다양한 베이커리들이 있지만 저 이미지들이 가장 친숙한 느낌인 듯하다. 사실 펑리수도 취향에 따라 갈릴 수 있는 디저트라 인기가 있다고 내 입에 제일인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현지인들은 어떤 펑리수들을 사 먹을까?




출처: 구글(우측, 동과 사진)



사실 대만에서는 펑리수를 그 제조방식과 내용물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눌 수가 있는데, 가장 먼저는 토펑리수(土鳳梨酥)와 그냥 펑리수(아니면 그냥 동과수(冬瓜酥)라고도 표현하기도 한다)로 나눠서 볼 수 있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안에 들어간 파인애플의 함량이다. 토펑리수는 파인애플이 100%로 들어가 있고, 그 파인애플 소를 조금 더 쫀득하기 물기를 날리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냥 펑리수는 파인애플에다가 동과(冬瓜)라는 과일을 섞어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사실 맛에서는 큰 차이를 못 느낄 수 있지만 대만사람들은 토펑리수파(土鳳梨酥派)인지, 동과(冬瓜派)인지 나누고는 한다니 섬세한 취향 고려를 위해서는 알아두면 좋을 단어일 것 같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펑리수는 토펑리수(土鳳梨酥)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



출처: 구글




몇 년 전에 진행했던 인기 펑리수 통계이다. 얼핏 봐도 이미 익숙한 이름들이 상위권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인 인기 펑리수 중 하나인 써니힐이 무려 2위! 우리의 선택은 그래도 잘못되지 않았나 보다. 그 외에도 익숙한 이름은 바로 6위의 샤오판딴까우(小潘蛋糕), 흔히 소반베이커리로 알고 있는 가게이다. 이 정도면 그래도 순위권의 펑리수들을 사 먹은 거니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결과이다. 이젠 그 외의 베이커리들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출처: 구글




먼저 대망의 1위, 이메이식품(義美食品). 이 브랜드는 대만사람이라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굉장히 유명하고 오래된 음식제품회사이다. 마치 한국의 농심, 오뚜기 등 들으면 모두가 아는 대기업의 느낌. 이 브랜드에서는 펑리수 외에도 다양한 과자들을 파는데 모두 대만 국민 간식거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유명하다. 길거리를 오가면서도 쉽게 찾을 수 있으니 보이면 한 번 들어가 구경해도 눈이 즐겁다. 그래서 과자나 디저트를 사 먹을 때 잘 모르겠으면 이 브랜드 제품을 골라 보는 것도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출처: 구글




이메이식품(義美食品)에서는 다양한 펑리수들이 있는데, 오히려 선택지가 많아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럴 때는 일단 상 받은 작품으로 골라사는 것이 좋다. 위에 나온 펑리수들은 다년간 인기가 많았던 펑리수들이라 참고해서 구매하면 좋을 것 같다. 보통 그런 경우에는 설명글이나 포장박스에 엄밀히 골랐다는 의미의 "찡쉔(정선, 精選)", 그리고 "금상(金賞)" 등의 단어가 쓰여있다. 보통 가게에서 시식을 하게 해주는 경우도 많으니 다양하게 도전해 보고 내 취향을 찾아보자. 참고로 보통 펑리수를 살 때 자주 볼 수 있는 찐찬(금찬, 金鑽)은 대만 로컬 파인애플의 종류이니 찐 토종 펑리수를 먹고 싶다, 하면 그 글자가 있는지 확인해 보자.



출처: 구글



다음으로는 3위의 위바우췐멘빠오(오보춘면포, 吳寶春麵包)를 살펴보자. 위바우췐(오보춘, 吳寶春)은 사람 이름이고, 뒤에 멘빠오(면포, 麵包)는 빵이라는 뜻이다. 즉 오보춘 씨가 만든 빵이라는 뜻. 생각보다 직관적인 이름이다. 근데 이 분이 대만에서는 꽤나 유명한 베이커리 파티시에인 듯하다. 펑리수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파는 데 대만 전국에 체인도 다양하게 많이 널려있다.



출처: 구글(좌측 영화, 우측 책)




이 오보춘이라는 사람이 어렸을 때는 가난했다가 커서 세계 대회에서도 입상하는 등의 경력도 쌓아 그 자수성가 스토리가 유명하다. 그래서 오보춘을 한자로 검색하면 밑에 오보춘 씨의 이야기가 연관검색어로 같이 뜰 정도. "세계 제일의 빵집《世界第一麥方》"이라는 자전적 영화, 그리고 그의 일대기를 다룬 자서전까지 나왔을 정도니 더 덧붙일 말이 필요할까 싶다.




출처: 구글




오보춘 씨의 가게를 가면 펑리수는 물론, 굉장히 다양한 빵들이 준비되어 있다. 거의 대만의 성심당 정도의 가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대만 지역마다 지역 한정 빵도 팔고 있으니 빵을 좋아하시면 순례길의 코스로 하나 넣어도 좋다. 펑리수도 맛도 3위에 오를 정도로 이미 인증을 받았고, 포장지도 고급져서 선물용으로 주기에도 괜찮다.



출처: 구글



사실 대만 사람들이 즐겨 먹는 디저트 중에는 펑리수 말고 딴황수(蛋黃酥)가 있다. 수(酥)라는 것이 겉이 바삭하고 겹겹의 부드러운 층을 가진 디저트류를 말하는데, 안에 소가 뭐냐에 따라붙는 단어가 달라진다. 파인애들이 들어가면 파인애플을 뜻하는 펑리가 붙어 펑리수, 딸기가 들어가면 딸기를 뜻하는 차오메이가 붙어 차오메이수, 이런 식이다. 단황수는 말 그대로 단황이 들어가는 디저트인데 단황은 계란 노른자를 말한다. 이 단황수 맛집이 또 오보춘 씨 가게로 현지에서 인기가 많다. 다만 칼로리가 다른 단황수들에 비해 조금 높다는게 단점 아닌 단점이다(우측 표 참조). 사실 디저트류에서 칼로리는 맛의 수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오히려 좋다(?). 이 정도면 거의 반드시 가봐야 하는 가게가 아닌가 싶다.



출처: 구글



마지막으로 소반베이커리. 한국인에게 친숙한 가게 중 하나이다. 포장지부터 벌써 익숙하다. 이 펑리수는 뭔가 딱 정형적으로 우리가 펑리수를 떠올렸을 때 그 맛이 가장 맛있고 평범하게 제일 잘 표현된 느낌이 든다. 그만큼 가장 호불호없이 먹을 수 있다. 가게를 직접 찾아가서 사 와도 좋겠지만 편의점이나 여기저기 디저트 과자류를 모아서 파는 가게에서도 흔히 팔고 있으니 편하게 구매를 하면 된다. 사실 종종 대만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들로부터 펑리수 선물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때 제일 많이 들어오는 게 이 브랜드 제품이다.



출처: 구글(맨 좌측은 단황들어간 펑리수, 중간은 단황수이다)



만일 가게를 가서 구매를 한다면 몇 가지 선택해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어떤 펑리수를 먹을 것인지 골라야 한다. 가장 보편적으로 구매하는 펑리수, 거기에는 일반 펑리수로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버전과 위에서 말한 단황,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 버전이 있다.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 펑리수의 이름은 펑황수, 즉 봉황수(鳳凰酥)이다. '황'자를 계란을 뜻하는 황(黃)이 아닌 봉황의 황(凰)을 쓴게 작은 언어유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예 펑리가 안 들어간 단황수도 있다. 또 펑리수도 위에서 설명했듯이 토펑리수, 파인애플이 더 많이 들어간 것도 판매하고 있으니 두 펑리수의 차이점을 잘 기억해 뒀다가 사면된다.





맛을 골랐다면 그다음으로는 포장 방법을 고른다. 포장은 하나씩 포장을 해주는 방법과 그냥 종이 상자 안에 다 담아주는 방식 2가지가 있다. 단가는 당연히 개별 포장이 더 비싸다. 그래서 한국으로 가져갈 용은 낱개 포장이 되어 있는 친구로, 사다가 대만 체류 기간 중에 먹을 친구는 한 번에 포장해 주는 방식으로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사실 여행 중에 그냥 맛보기로 하나만 먹어야지~ 했다가 그 자리에서 3-4개를 까먹게 되기 일쑤이니 포장지를 까는 수고를 덜기 위해서라도 개별포장이 안된 걸 사는 게 이득이라면 이득이다(하하).







대만에서 반드시 사 와야 할 것들, 엄청 많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두 제품에 대해서 그 기본 제품과 더불어 조금은 변형된 버전들을 소개했다. 길지 않지만 이 글이 조금은 대만에 대한 시야를 넓혀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다음 화에서 이어서 다른 먹거리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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