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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해 Nov 17. 2022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도 열심히 살고 있을까?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문득 3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 내 나이를 보았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도 열심히 살고 있을까? 가끔 20대 초반이 오히려 현명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할 시간이 많아 나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많았기 때문일 거다. 더 많은 경험을 쌓았고,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지만, 나에게는 쉬어갈 힘이 없다. 쉬어갈 힘이 아니라 쉬려 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일 - 집 - 일 - 집'


일을 하는 것이 아니면 집에 있고, 때론 집에서도 일을 하고 있는 나를, 그리고 너를 발견한다. 집과 일은 구분되어야 하는데 어느새 하나가 되어 있다. 집은 쉬는 공간이 되어야 하는데 더 이상 나에게 집은 쉬는 공간이 아니다. 의식적으로 매번 전화를 하던 곳으로 전화를 했다. 그리고 물었다.


"뭐해?"

"일하지 뭐해."


우리는 생각보다 일에 열정적이다. 그리고 멍 때리며 숨 쉬는 것에는 소홀하다. 때론 멍 때리는 것도 나의 계획 중 하나일 때가 있다. 그리고 나의 계획 속에 숨 쉬는 것을 적어 놓고는 그 단어를 보고 나서 한숨이 나온다. 이 한숨은 내가 의도했던 숨이 아니다.




우리 조금만

쉬어보자.


내가 사랑하는 몇 안 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 좀 쉬자고,


지금 현재 상황에서 쉬는 게 불가능하다면 앞만 보지 말고 뒤를 10초만 쳐다보라고 말이다. 그러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 어깨가 생각보다 뻐근하다는 것을. 그리고 의외로 내가 당연하게 보이던 집 안의 사물들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내가 애정 하는 메밀 베개, 사랑하는 사랑과 찍었던 사진, 내가 좋아서 샀던 그림, 내가 고른 커튼.

그 모든 것들이 사실 의미 있었던 사물들이다. 하지만 내가 시선을 더 이상 두지 않아 내게서 의미가 멀어진 것들. 다시 그 사물들에게 우리가 의미를 두어야 할 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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