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가 새로운 일을 가질 수 있을까?
“비전공자인데 다른 분야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일하면서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요?”
“독학으로 직업을 가질 수 있나요?”
누구나 한 번쯤은 위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내 대답은 '당연히 가능하다'이다.
나는 지금까지 전공 두 번, 직업 세 번을 바꿨다. 심지어 나의 첫 직업은 전공과 무관하다. ‘사람이 만든 일, 사람이 도전해서 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20년 전 대학 시절 미래학자의 말 중에 잊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
앞으로는 사람이 100세까지 살 것이고
이렇게 되면 직업을 세 번 정도 바꾸게 될 것입니다
이 말 덕분인지, 아니면 인생을 낙관적으로 보는 성격 때문인지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여러 직업을 경험해 보면 좋을 것 같다'라는 꿈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첫 직업을 갖고 나서 3년에 한 번씩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지금은 3개 직업을 갖고 있으며 프로젝트 성격에 맞춰 일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직업을 바꿀 수 있었을까?
해당 분야 전공자인 선배에게 배우기도 하고 현장에서 프로젝트에 도전하며 깨달은 것도 있었지만, 배움의 50% 이상은 책을 통한 선행학습 덕분이었다. 평일에는 회사 일을 하고 저녁과 주말에는 관련 책을 읽었다.
지난 10년간 새로운 분야를 도전할 때마다 책을 읽은 방법, 5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1. 잡지, 고전, 베스트셀러를 동시에 읽기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공부하는 하는 방법이다. 먼저 고전으로 불리는 책을 찾아 본다. 고전은 그 분야의 선구자, 개념을 정리하고 토대를 만든 사람이 직접 쓴 책이다. 각 직업마다 그 직업에서만 쓰는 고유한 ‘언어’가 있다. 이 언어에 익숙해져야 현장에서 소통하며 일할 수 있다. 고전에서는 전문 용어와 이론을 중심으로 책을 본다. 그 다음은 베스트셀러와 추천 도서를 최대한 많이 읽는다. 단행본은 한 번에 한 주제를 구체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폭넓게 읽을수록 도움이 된다. 마지막 잡지에서는 최근 트렌드와 전문가 인터뷰를 읽는다.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팀이나 인물을 롤모델로 삼아 동기부여에 활용해도 좋다. 이렇게 3종류 책을 1년간 보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읽어나가면 자신감도 생기고 구체적으로 꿈을 그리기 쉬워진다.
2.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일기
직장인은 항상 책 볼 시간이 부족하다. 기간이 정해진 독서라면 선별된 책을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공자가 추천하는 책을 보면 도움이 되겠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 경우에는 아무 책이나 일단 잡고 그 책에 나온 각주, 참고도서, 인용목록을 살펴본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아 읽는다. 인용된 책은 1차 검증이 된 것이므로, 양질의 정보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책과 책을 이어서 읽으면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쉬우며, 맥락적으로 사고를 이어갈 수 있다.
3. 수입의 5~10%는 책에 투자하기
어쩔 수 없이 급여의 일부분은 반드시 배우는 것에 투자해야 한다. 돈을 써야 시간을 들여 책을 한 줄이라도 더 읽는다. 읽은 책이 방구석에 쌓이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 성취감도 생긴다.
모아놓은 책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할 때 ‘사전’ 역할도 해준다. 한 번씩 훝어본 책은 궁금한 것이 있을 때마다 즉각적으로 꺼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아무리 꼼꼼하게 책을 읽고 공부를 해도 현장에 들어가면 어렵고 모호한 것 투성일 것이다. 일이 도저히 풀리지 않는 날은 퇴근하고 읽었던 책으로 다시 돌아오면 좋다. 천천히 다시 개념과 이론, 역사를 되짙다 보면 분명 문제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4. 한 인물, 한 주제를 묶어서 읽기
만약 아들러 심리학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와 관련된 책을 한꺼번에 읽는다.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서른에 읽는 아들러>, <아들러의 인간이해>, <아들러 심리학 입문>, <미움받을 용기>, <아들러와 프로이트의 대결> 등등. 또는 메타버스가 주제라면 <생성형 AI 가 바꾸는 메타버스의 미래>, <메타버스 새로운 기획>, <메타버스 모든 것의 혁명> 등을 읽는 것이다. 핵심 키워드를 묶어서 읽으면 한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된다. 혼자 독학을 하면 피드백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무엇을 잘 못 알고 있는지, 어떤 점이 중요한 것인지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으면 짧은 시간에 핵심 키워드와 정보 우선순위를 파악하여 효과적으로 내용을 습득할 수 있게 된다.
5. 반드시 한 번은 도전해 보기
독서와 실천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읽는 것이 1이라면 아는 것이 10이고, 실행은 100이다. 책을 읽으면 실천을 해야한다. 마케팅 책을 읽었다면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가지고 실험해 본다. 디자인 책을 보았다면 포토샵으로 명함을 만들어본다. 그리고 도전한 이야기와 결과물을 가지고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누구나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할 수 있다. 회사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고경력자이면서 겸손하며 유연한 사람'일 테지만, 실제로 이런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열정 많고 '성실한 태도’를 가진 사람을 찾고 있으며 이 사람과 새로운 길을 개척하길 원하는 회사도 많다. 전문성은 어차피 누가 더 그 길에 오래 버티느냐의 문제이기에 시작 점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 기술과 매일 쏟아지는 방대한 정보 때문에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지식은 5년 지나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AI등장으로 이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이미 많은 직업이 사라졌고 새로운 직업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어디선가 인공지능이 건축 도면을 그리고 작곡을 하고 실시간 통역을 하고 있다.
미래에는 전문성이란 ‘새로운 것을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는 힘’ 그 자체일지 모른다.
오늘도 책을 읽으며 이일, 저일 상상해 본다. 빠르게 변하는 미래를 준비하고 자신의 역량을 확장하기 위해, 그리고 100세 시대 어딘가 숨어 있을 나의 천직을 만나기 위해 꾸준히 책을 뒤적이길 바란다.
책 읽는 방법 5가지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https://youtu.be/vsVWhG-pLuw?si=iB9nq8axyKRVLZr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