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형이 굴다리로 집합시켜 먹으라고 하면 기뻐할 맛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 서울 마포 굴다리식당 제육볶음

by 쿠컴퍼니

처음 서울 마포구에 '굴다리 식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떠오른 건 오래전 인터넷에서 인기를 싱하형의 굴다리 밑으로 10초 내에 집합하라는 드립이었다. 그리고 이 드립을 알고 있다면 연식이 어느 정도 있다는 거겠지. 정돈되지 않은 허름한 기사식당 느낌을 떠올리면 맞다. 그리고 보통 외관이 그러하면 맛은 있게 마련. 기사식당이 아니라 그 느낌이라고 한 이유는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모두가 '하나 하나요'라고 말한다. 그게 무지 있어 보였다. 굉장한 단골 같은 느낌, 마치 와인바에 가서 '늘 마시던 거로요'라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기에.

나도 한 번쯤은 외쳐보고 싶은데 늘 일행에게 선수를 빼앗긴다. '여기 하나 하나요' 하면 이렇게 김치찌개 하나와 제육볶음 하나가 나온다. 가격은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이렇게 시키면 아직까지 2만 원을 넘지는 않는다. 김치찌개 너무나 내 취향. 밥이 당기는 맛이다. 자극적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기분이 저기압일 때 고기 앞으로 가는 리뷰이니 여기서는 제육볶음 리뷰에 주력하기로 한다.

대략 같이 나오는 반찬들. 아름다운 데코레이션 따위 없고 맛만 좋으면 그만.

이곳 제육볶음의 특징은 고기가 크고 아름답다는 것이다. 다소 퍽퍽할 때도 있어 그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묵직한 고기의 씹는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곳의 제육볶음을 먹고 난 후 다른 곳들의 한솥도시락급 얄팍한 제육볶음에는 도통 성이 안 차게 될 것이다.

이게 한 덩이. 크고 아름답다. 썩 친절하지는 않다. 바쁜 시간대에 카드로 계산하면 오른손으로는 카드를 그으면서 왼손으로 사인을 대신해주는 애덤 할머니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빠른) 손'을 체험할 수 있다. 예전에 갔을 때에는 줄도 길게 늘어섰는데 피크 시간대만 피하면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 그래도 여전히 근처에서 한 끼를 든든하게 먹고 싶을 때에는 찾게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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