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발여정-DMZ 콘텐츠 2. 닥터 포레스트
'닥터 포레스트(Dr. Forest)'라는 콘텐츠를 알게 되었다. '교육용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어린 시절 초등학교에서 틀어주던 조금은 유치한 애니메이션을 생각했었다. 어린이들에게 교육적이고 나쁜 영향을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그러한 애니메이션들은 대부분 그림체도, 내용도 심심했었다. 그런 탓에 콘텐츠의 취지와는 달리 내 기억에 남는 것도 없었다. 우선은 기억에 남아야 교육적이든가 말든가 할 텐데 말이다. 닥터 포레스트를 처음 본 인상은 '특이하다'였다. 그거 자체로 좋았다. 소셜 네트워크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하는 콘텐츠의 세상, 그 속에서 교육용 애니메이션으로 특이해 보일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안 어울릴 것 같은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화면을 구성해간다. 또 오른쪽 구석에는 연주자들의 모습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문득 이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자연'스러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다채롭고, 이질적인 것들도 포용하는 '자연'의 성질 말이다. 우리는 아름다움에 대해 정의하기 위해 황금비율에 대해, 조화로운 색사용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사실 자연은 정말 마구잡이지만 아름답다.
이 애니메이션은 마치, 사포로 열심히 다듬어 놓은 목재가구들의 전시 가운데 놓여있는 투박한 의자 하나 같다. 사포질은커녕 못질이 삐죽삐죽 튀어나와있지만, 그 의자가 이상하게 계속 눈에 들어오는 기분이다. 이유는 의도한 투박 미가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작업이니, 딱 11분 46초만 투자하여 관람하길 추천한다. 우리는 교육용 애니메이션 닥터 포레스트를 파발여정-DMZ의 두 번째 콘텐츠로 소개하고자 한다. 관찰에 관련된 이 콘텐츠를 통해, 여행 속에서 어느샌가 식물과 곤충을 관찰해보려 쪼그려 앉아있는 자신을 발견하였으면 한다.
<닥터 포레스트 제작팀의 소개글>
닥터 포레스트(Dr. Forest)(대표 이혜기, 제작 기획 심희정)는 한국 자연 생태계의 보고인 DMZ 지역 가운데, 재인 폭포, 한탄강 습지, 좌상 바위가 있는 연천 지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교육용 애니메이션 창작 동화입니다. 우리의 주인공 닥터 포레스트와 인공지능 물거미 연천은 자연 파괴 문제와 맞서게 됩니다. 식물, 곤충을 비롯한 천연의 자연생태계와 이와 관계된 우리들, 인공지능기술의 활약상은 어린이의 시각에서 구현됩니다.
러닝타임 <산제비 나비 의원 실종 사건> 6분 11초, <붉은 혀> 5분 35초, 총 11분 46초에 걸친 애니메이션은 외래종 식물의 유입, 무분별한 자연자원 채집 및 산불 사건에 관한 창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예술 교육면에서, 민화, 종이 오리기, 연필과 색연필 스케치화, 수채 풍경화, 사진, 일러스트, 이미지 효과 테크닉을 사용했으며, 음향 및 음악은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 합창을 비롯해 생활악기(숟가락, 장난감, 그릇, 천 등), 타악기(실로폰, 우드블록, 젬베, 칼림바 등), 건반악기, 현악기, 관악기의 실제 연주 장면을 담았습니다.
간단한 미술 재료와 이미지 기법을 이용해서 얼렁뚱땅 구성된 장면들은 누구나 그릴 수 있고 만들 수 있는 미술로 어린이와 청소년 곁에 있고자 합니다. 아울러 숟가락, 그릇, 장난감을 이용한 음향, 다양한 악기들의 향연은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습니다. 제작팀은 우리가 늘 곁에 있는 작은 숲에 들어가듯, 누구나 함께 하고 할 수 있는 예술 활동을 통해 자연과 예술, 그리고 우리 사회의 관계와 연결을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