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여섯 번째 빨간 날

통영 카페 모음집 2. 녘(Nyeok), 통영의 남산타워

by MinChive

'녘'이라는 카페는 제일 먼저 눈이 즐겁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카페에 들어가기 전부터 눈에 띄었던 것은 도착 전에 보이는 교통 표지판이었다. 이 곳을 오려는 사람들은 위치가 애매해서 보통 차로 이동하게 될 텐데, 특이하게 카페인데 갈색 교통 표지판으로 표시가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갈색 표지판이라 하면 보통 관광지나 문화재 등등에 붙는 표지판인데... 카페에도 이게 붙을 수 있음이 놀라웠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갈색표지판은 이런 곳에 붙어있던데....

이 카페에 갈색 표지판이 붙어 있는 이유를 물은 적이 있다. 예전에 이곳의 이름이 '통영타워'였고, 7층이 전망대였으며, 레스토랑이었다고 한다. (아마 남산타워를 따라한 것인가 싶기도 하다.) 지금도 인터넷에 '카페 녘' 대신 '통영타워'로 치면 그때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즉, 나름 통영이 관광도시로 뜨고, 동피랑 벽화 마을 등 이런저런 것들이 뜨기 전에 유명했던 관광지 중 하나였던 곳이다. 그때는 통영이 지금만큼 관광도시의 이미지가 강하지 않아서 레스토랑은 문을 닫았고 몇 년이 지나, 지금의 사장님이 인수를 하면서 다시금 새로운 공간으로 부활한 결과가 이 카페 '녘'이다. 이름도 멋있다.


통영타워 구조, 메뉴들. 개인적으로 모카번과 앙버터를 추천함

이렇게 버려진 공간을 재창조하여 만든 카페가 유행처럼 된지는 한참 됐다. 특히 버려진 공장을 잘 개조해서 만든 공간은 수도권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 곳도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데 애초에 관광지였던 곳을 개조한 이런 공간이야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 보니 요즘은 어지간한 통영 유적지들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


1층으로 들어오면 메뉴판이 보이고 고소한 빵 냄새가 난다. 가격표를 보면 조금씩 비싼데 그렇다고 맛이 특별하지는 않다. 보통의 커피와 보통의 빵이다. 나머지 금액은 자리값이라 생각하면 감수할만한 금액이라고 본다. 최대한 빵 위주로 사갖고 올라가는 것을 추천한다. 먹스타그램을 찍고 싶은 분들은 signature라고 되어있는 타워슈페너나 녁슈페너를 시키고 올라가면 된다.

녘, 1~2층의 내부

2층은 보통 사람들이 7층을 올라가기 위해 지나치는 곳 정도로 생각을 하는데, 은근히 여기도 하나씩 잘 뜯어보면 괜찮은 공간이다. 다들 그냥 지나치지만, 그렇게 지나치기엔 아까운 공간이다. 통영 전경보다 안락한 바다가 보고 싶고, 인테리어 소품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2층도 한번 있어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바이크와 액자에 걸린 그림들, 초록잎과 화분에 심긴 나무들, 그리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풍경과 잘 어우러져 있다. 7층이 너무 복잡하다 싶으면 잠깐 여기서 머무는 것을 추천한다.

7층(타워층) 내부

7층, 이 카페는 여길 보러 오는 분들이 99.9%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인기 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의 가장 큰 매력은 바닥의 바깥쪽이 회전한다는 것이다. 즉,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모든 풍경을 볼 수 있다. 한 바퀴 다 도는데 얼마나 걸릴까 시간을 재본 적이 있는데, 이건 사람이 얼마나 있냐에 따라 다르다. 평균 40분~1시간가량 걸린다. 풍경은, 통영 전경과 거제대교를 사이에 놓고 보이는 거제 쪽 전경이 보인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다리 하나 사이로 거제와 통영이 갈리는 지점이 여기다. 여기 앉아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밖을 보게 되는 자신을 불 수 있다. 정말 풍경이....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민감한 분들은 멀미가 난다시는 분들이 있다고도 하는데, 여태껏 1명밖에 그런 사람 못 봤다. 그 정도로 빠르지 않다. 사람이 많으면 더 느려진다. 멀미보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소지품이다. 테이블이 작아서 무의식적으로 창틀에 소지품을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나는 가만히 앉아 있다고 생각하지만 좌석이 돌기 때문에 내 물건은 타워 반대편에 덩그러니 버려지는 경우가 있다. 구경을 다하고 나갈 때 누군가 소지품을 잃어버렸다 싶으면, 타워를 한 바퀴 돌면 된다. 어딘가에는 분명히 있다.

8층 루프탑

마지막 8층은 루프탑이다. 야외기 때문에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올라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7층이 있는 탓에 꼭대기 층임에도 오히려 제일 조용한 공간이다. 적당히 누워서 풍경을 구경하고 싶은 분들이 올라가면 좋다. 조용한 이야기와 여유가 필요하신 분들도 이 루프탑에 한번 올라가시는 것을 추천한다. 1~7층과 대조적으로 단순한 구조가 오히려 멋있어 보이는 장소다.

카페 녘 1~8층까지 쭉 둘러보면 알 수 있듯, 이곳은 생활형 카페가 아니라 즐기러, 관광으로 오는 분들이 가기 좋은 카페다. 또한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바로 옆에는 거제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고로 여기까지 오신다면 내친 김에 거제로 넘어가는 것이 공식처럼 되어있으니 놀러오시는 분들의 경우 좀 좋은 휴게소 같은 공간이다 생각하고 오시고, 내친김에 거제까지 꼭 다녀오시기를... 조심스럽게 추천해본다.


* 카페 녘(Nyeok) 운영시간: 오전 10:00 ~ 오후 10:00

주소:

전화번호: 055-647-0122

특이사항:

- 전형적인 관광용 카페로 가족들끼리, 혹은 데이트용 코스로 잡기 좋음.

- 대신, 사람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시간대를 잘 생각해서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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