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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땡겨 박주명 Nov 25. 2015

이틀 지난 참치회, 먹어도 되나요?

영하 50도 이하의 냉동으로 유통되는 참치회는 냉동 상태를 녹이는 해동과 수분제거를 위해 숙성과정을 거친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온라인 참치회 쇼핑몰로 가정에서 쉽게 참치회를 차려 먹을 수 있는데, 처음 먹을 때 가장 어려움을 겪는게 해동과 숙성이다.


해동과 숙성을 몇시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각 쇼핑몰마다 모두 말이 다르다. 일반적인 설명서에는 해동은 소금물에 5~15분 가량 참치회를 담근 후 꺼내어 해동지로 감싸서 냉장고에 1~2시간 숙성 후 먹으라고 되어 있다. 어떤 쇼핑몰에서는 참치회의 깊은 맛을 충분히 내기 위해서는 5시간 정도의 숙성을 시키라고 하고, 12시간 이상은 절대 숙성 시키면 안된다고 나와있기도 하다.


냉동 상태를 녹이는 해동이야 다 비슷한 방법을 쓰지만, 과연 숙성을 몇시간 해야 가장 좋을까?


참치 유통을 직업으로 갖고 있는 어떤 블로거의 말에 따르면 이틀 정도 숙성 시킨 참치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예전에 본 어떤 일본 초밥 장인은 2주동안 뱃살을 숙성 시켜서 최고의 맛을 낸다고도 했다. 그럼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1~2시간의 숙성은 뭘까? 정말 하루 이상 숙성시킨 회를 먹어도 괜찮은걸까?


그래서 실험해 보았다. 마음 같아선 2주동안 숙성시키면서 하루하루 변화를 보고 싶었지만, 그러기에 난 참치를 너무 좋아한다.. 딱 이틀만 숙성시켜 보자.


어차피 이틀동안 냉장실에서 천천히 녹을 것이므로, 해동은 3~4분 정도로 아주 짧게 했다. 거의 녹지 않은채로 숙성을 시작한다.(사실 다 녹여서 숙성해도 큰 차이는 없다)


내가 아는 가장 좋은 숙성 방법은 해동지를 감싸고 랩을 이용해 공기를 완전히 차단 후 김치냉장고에서 가장 온도 변화가 적은 곳에 두는 것이다. 랩으로 감싸면 중간중간 상태를 확인할 때마다 랩을 풀어야 해서 좀 불편하다. 그래서 난 지퍼백을 이용한다. 김치냉장고도 없으므로, 냉장고의 싱싱칸을 이용했다.


하루가 지난 눈다랑어 뱃살이다. 무려 24시간이나 지났지만, 아직 얼음기가 남아있다.


30시간 정도가 지난 참치이다. 살 속에 있던 수분이 종이로 흡수되고 있는 중이다.


해동지가 축축해질만큼 수분이 빠져나오고 있다.


계속해서 새 해동지로 갈아주어야 한다. 이틀 동안 총 5차례 해동지를 교체해 주었다.


이틀 숙성한 참치회

드디어 이틀이 지났다.

이틀 지난 참치의 모습은 마치 생참치를 보는 듯 했다. 손으로 살짝만 눌러도 자국이 그대로 남을만큼 부드러워졌다.

살의 탄력을 많이 잃지는 않았다. 부드럽게 썰리고 색감은 처음보다 더 살아났다.


맛은 어떨까? 덜 녹은 참치회를 이것저것 넣어서 쌈 싸먹는 일반 사람에게는 맛있진 않을게다. 하지만 정말 참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이 맛을 보면 잊지 못할 그런 맛이었다. 비록 눈다랑어 뱃살이지만 부드러움과 눅진한 맛은 참다랑어 뱃살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숙성이 덜 된 참치회는 썰어서 실온에 둔 후 일정 시간(10~20분) 후에 수분이 빠져나와 살이 쪼그라드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틀 숙성된 참치는 이미 충분히 수분을 흡수해 냈기 때문에 실온에 그냥 두어도 상태 변화가 없다.


생참치는 아니지만 거의 생참치에 흡사한 맛을 낼 수 있었다.

다음엔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일주일 정도 숙성시키면서 상태 변화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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