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enny Nov 16. 2024

인연

아프고 쓰라려도 나의 인연이야

스쳐도 인연

지나가도 인연이야

아파도 내 인연이야


형형색색 하늘을 수놓는 가을나무도

 나의 인연이고

어쩌다 떨어져 밟혀버린 아픈 낙엽도

소중한 인연이야


모든 게 찰나의 순간이라도

내 인연이 아닌 게 없지


어리석고 모진 인연도

소화시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먼발치서 보면

내게 깨달음을 주던 인연이야


곱고 아름다운 인연만 있으면

좋은 인연의 감사함은 금세 잊히고

또 다른 인연을 찾아 나서게 될걸


세상의 모든 일은

그냥 벌어지는 게 없지

그러니 우주 만물의 교훈을

감사히 여기는 지혜를 갖자


오늘의 공기를 허덕이며 삼켜내지 말고

매 순간 찰나의 인연을 보듬고 음미하자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한 집착도 욕심도 허물도

벗어내고 흘려낼 줄 알자


그렇게 하루를 길게 천천히 호흡하자

새로운 인연의 길고 긴 덧댐에

세월의 자전과 공전을 맞이하자


우리

그렇게

아프지만

 찬란하게 살다 가자.




작가의 이전글 아버님이 팔로우 취소를 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