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눈물을 닦아줬다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나 봐요?"
남편의 질문에 누워있던 환자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코끝이, 눈가가 순식간에 빨개지면서...
오늘 처음 치료받으러 온 여자분이 무엇 때문인지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침대에서 침을 맞는 중이라 내가 그 눈물을 닦아주었다.
졸지에 내가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는 이가 되었다.
기쁘면서 마음이 아팠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눈물이 하염없이 나온다.
나도 계속 닦아준다.
"많이 힘들었었군요..."
더 이상의 말을 할 수 없었다.
더 이상의 말도 필요치 않았고.
가만히 기도했다.
'저 마음 어루만져주시고, 몸도 회복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남편이 학교에 재직할 당시에도 언젠가는
우리들이 사람을 치료하면서 살겠구나 했었다.
남편은 육적으로, 나는 정서적으로
그들을 만져주면 좋겠다면서 혼자 상상했었는데.
반갑게 인사하고,
얘기 들어주고,
따뜻한 차를 내주고,
들어오면 좋은 향에 기분 좋게 만들고,
오면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안락한 장소로 꾸며야지하면서.
그 상상이 이 작은 학천테라피 안마원에서
이뤄진 거다.
오늘로 오픈한 지 10개월!
군대 보낸 남의 집 아들이
제대하면 벌써?라고 하듯
"아직 1년이 안 됐냐?"는 말에
우리는 그저 웃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