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가 조각을 시작하면 거칠게 그려진 밑그림에 정과 망치를 두드려 대리적 조각들을 한 조각씩 떨어뜨린다. 그때마다 거대한 원석은 거친 대리석 조각을 떨어냄으로써 조금씩 속에 감추어진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 점에서 책은 정과 망치이고 독서는 생각하지 않아서 딱딱한 돌처럼 굳어있는 두뇌를 깨우는 반복적인 망치질이다. 매일 꾸준히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몸이 건강하려면 최소한 30분 이상 걷거나 달리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진리를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바빠서, 몸이 아파서, 날씨가 좋지 않아서, 운동화가 변변치 않아서 등 운동을 못하는 수많은 핑계를 대며 외면한다.
우리는 안다.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다른 것들을 먼저 하느라 운동할 시간이 나질 않는다는 걸. 알고 보면 건강을 이끌어 줄 운동보다 쓸데없는 짓(?)을 하느라 운동이 삶의 우선순위 중에 맨 뒤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만약 의사가 어느 날 “당신은 하루 1시간 동안 운동을 하지 않으면 6개월 안에 죽을 것이다.”라고 사망 선고를 한다면 어떨까? 당신은 아마도 다음 날 이른 아침 눈 뜨자마자 운동한다고 운동화 끈을 고쳐 맬 것이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나이를 먹을수록 뇌세포가 죽어서 기억력이 감퇴되고 정신이 흐려진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당연한 것처럼 여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책을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책을 읽으면 몸은 노화될지언정 뇌는 늙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젊어진다.
비틀스의 멤버 존 레던의 아내였던 오노 요코(Yoko Ono)는 “어떤 사람은 18세에 늙고, 어떤 사람은 90세에도 젊다. 시간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개념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나이에도 한참 젊어 보이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그들의 삶은 확인해 보면 보통 사람들과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멍청해진 뇌도 꾸준히 책을 읽으면 공부를 더 잘하는 뇌로 바뀐다. 이를 두고 ‘뇌의 가소성’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비록 늙지만 뇌는 꾸준히 자극을 준다면 죽을 때까지 변화하고 성장한다는 연구결과에서 비롯된 말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종이 위에 새겨진 활자를 따라 읽는 것이 아니라 단어와 문장을 읽으면서 활자가 던져주는 의미와 이미지를 끊임없이 상상하고 궁리하는 행위다. 책을 읽을수록 뇌가 젊어지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매일 꾸준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 읽기를 시작했다면 우선 책을 읽는 동기로 ‘즐거운 책 읽기’로 시작하자. 처음부터 배움을 위해, 자기 성장을 위해, 일에 도움을 얻기 위해 독서를 한다면 독서를 지속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책으로부터 배움이나 성장에 도움을 얻는데 1, 2개월 안에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서너 권 읽고 난 후 ‘이렇게 읽었는데도 별로 변한 게 없네?’ 하고 책 읽기를 포기하기 쉽다.
또한 일을 위해 읽거나 억지로 독서를 하면 스트레스만 쌓이고 애써 읽어도 기억에 남지 않을뿐더러 몸에 배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책을 읽을 때는 내가 읽고 싶었던 책, 읽기 쉬운 책을 골라서 즐기듯 읽는 것이 좋다. 자신에게 부담감을 주지 말고 그저 즐기면서 읽기만 해도 기억에 남고, 배움도 커지며, 자기 성장으로 이어진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꼭 고전처럼 잘 알려진 책을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 또한 대학생 필독도서라든가 명사가 추천한 책을 읽지 않았다 해서 주눅 들 필요도 없다. 단 열 권으로 책 읽기를 마무리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책부터 시작하자. 만화나 무협소설이라도 무방하다. 그런 책에도 얻을 것은 있다. 일단 읽는 데 재미를 얻고 책 읽는 습관에 몸에 익힌 후 차근차근 어려운 책으로 가자.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자. 책의 성격과 수준, 읽는 목적에 따라 책 읽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서평전문 기자나 칼럼니스트들도 자기계발서는 주목되는 부분만 발췌해서 읽는다. 그러니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 재미없거나, 이해도 가지 않으면 의무감으로 마지막 장까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목차를 보고 흥미로운 챕터나 결론을 제시한 대목만 읽자.
매일 독서를 하려면 우선 기존의 삶에 변화를 줘야 한다. 하루 종일 바빴던 일상 중에서 책을 읽을 시간을 새로 만들어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시간낭비가 되는 생활습관을 찾아 걷어내야 한다. 그래서 남은 시간에 책을 읽으면 된다. 10분이라도 좋다. 한 페이지라도 좋다.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거나 허락되지 않는다면 화장실에 갈 때 책 한 두 장 찢어가서 읽자. 궁즉통(窮則通), 즉 ‘궁하면 통한다’고 했다. 모든 것이 의지에 달려있다.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절대로 내일로 미루지 말자. “언젠가 시간이 나면 할 거야.” 우리는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사실은 틈만 나면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허비하면서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렇다 보니 우리가 배우고 싶어 하고 즐기고 싶어 하는 것들은 언제나 요원한 꿈으로 남는다.
<일생에 한 번은 고수를 만나라>를 쓴 한근태는 “삶에는 특별한 노하우가 없다. 고수는 나쁜 습관을 계속 버리고,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힐 수 있는 사람이다. 하수는 나쁜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반복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또 “습관은 인간이 가진 두 번째 천성으로 그 사람의 첫 번째 천성을 파괴한다.”라고 파스칼은 말했다. 사람이 가지고 태어난 천성이 아무리 좋아도 습관으로 만들지 못하면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는 의미다. 그 점에서 하루라도 빨리 독서와 같은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을 의미 없는 재미에 빠져 어영부영하며 보낸다. 이런 나쁜 습관들은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기 때문이다.
책을 꼭 읽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찾아보면 방법은 많다. 장담컨대 자전거 타는 법을 한 번 배우고 나면 평생 잊지 않는 것처럼 매일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인다면 나중에는 내 인생을 책임질 결정적 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