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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Mar 10. 2023

[감상] 사랑의 이해,

이해 할 수 없는 이해, 

sns에서 대사의 맛이 있다며 오르내리는 드라마, 

지겨운 로맨스는 아닐까 해서 일부러 보지 않았다. 


그러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책을 골라 들었다.


대사의 맛이 있다면 분명 책이 더 재밌을 것이란 확신 때문이었다. 

웹툰도 아니고 외서도 아니고 한국 작가의 소설을 드라마로 만들었으니 드라마의 대사들은 결국 책에 다 있을 것이란 기대였다. 



문체는 기대 이상이었다. 

작가의 단어 선정이나 표현력은 감히 빼어 닮고 싶었다. 

이런 단어가 정말 있는 단어인가? 아님 문학적 표현인가? 하는 궁금증이 드는 어휘도 한 둘이 아니었고, 

단순한 상황도 찰싹 달라붙는 표현을 통해 찰떡 같이 묘사해냈다. 

말맛이 너무 좋아서 이혁진 작가의 다른 책까지 읽고 싶어졌다. 



하지만,

스토리는 내게 힘든 내용이었다. 

사실 재작년 내게 벌어진 사고 이후로 내가 겪은 것과 비슷한 드라마나 이야기들은 잘 보거나 듣지 못 했다. 

트라우마가 떠오르며 혐오감이 차올랐기 때문이다. 

상수가 미경을 두고 수영과 쾌락을 즐기고, 수영은 종현을 두고 상수와 희열을 느끼면서 그 죄책감을 덜고자 경필에게서 씻어내려 했다. 

은행지점이란 조그만 사회에서 벌어지는 정치와 사랑과 불륜, 

토악질이 나오려 했다. 

利害를 끊임없이 계산하다 도파민을 사랑이라 믿으며 우를 범하는 상수를 보며, 

어리석음에 손을 불끈 쥘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다신 실수를 하지 않을 거다, 절대. 

理解가 되는 사람을 곁에 둔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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