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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리 Mar 30. 2020

아틀라시안(Atlassian)과의 인터뷰

요즘 핫한 트렐로, 지라, 컨플루언스를 만드는 아틀라시안 그리고 코로나

그동안 꼬꼬마 사원으로 B2C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슬랙, 트렐로, 노션 등 다양한 협업 툴을 이용해봤다. 트렐로, 지메일을 연동한 슬랙 채널을 만들고, 내 입맛에 맞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게 나름은 즐거웠다. 지난 몇 달간 퇴사 후 다시 구직을 하면서, 내가 일하고 싶은 회사는 어디이고, 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는 중이다. 중간 결론은 난 '생산성 증대'에 관심이 많고,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일이면 좋겠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B2B 영역을 경험하고 싶다는 것이다.


아틀라시안에 지원하다!

그런데 정말 운이 좋게도, 링크드인에서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공고를 찾았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프로덕트 '트렐로'와 요즘 한국에서 핫한 '지라', '컨플루언스'를 만드는 아틀라시안(Atlassian)이었다.

아틀라시안은 호주 시드니에 위치하고 있고, 코로나 때문에 한국-호주 직항도 없어진 상황이었는데, 인터뷰라도 하면 소원이 없겠다 싶어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제출했다.

아틀라시안 인터뷰를 검색하면 엔지니어 면접 후기가 상단에 있는데, 나는 전형적인 문과 포지션인 'Channel Specialist - Mandarin and Korean Speaking'을 지원하고 면접을 봤다.


이번에도 특별한 연락 없이 떨어지겠구나 했지만, 지원한 지 8일 만에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와서 꽤나 놀랐었다. 다시 봐도 기분이 좋은 그 문구를 소개한다! 특히, 쏘리 레터에서는 볼 수 없었던, 'Move forward'라는 표현을 보게 되어 매우 기뻤다.

Hi, Nana

Great news—we’d love to move forward with the next step in the recruiting process!

It would be fantastic to have a quick chat to discuss your experience and, more importantly, your interests, goals, and career aspirations.


전화 인터뷰가 화상 인터뷰가 되다

인터뷰만 봐도 소용이 없겠다는 마음 가짐이었지만, 난 시간을 30분 착각하는 대실수를 하고 만다. 사실 노트북 앞에서 연습 중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을 뿐. 호주에서 리크루터가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잘 되지 않아서, 리크루터에게 메일이 왔고, 제공한 Zoom 링크로 화상 인터뷰를 하자고 해서 2차 당황했다. 빠르게 메일로 지금 앱 다운로드해서 금방 전화를 걸겠다고 하고, 허겁지겁 전화를 걸었다.


전화 인터뷰인 줄 알고, 화장도 대충하고 후드 집업 입은 건 안 비밀 (쉿 - )

    

- 아틀라시안에 지원한 이유
- 경력에 대한 설명
- 그동안 마케팅 직무 위주로 했는데, 채널 스페셜리스트 직무에 지원한 이유
-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는 회사가 있는지
- 노티스 기간
- 호주에서 살고 싶은지
- 중국어는 혼자 공부한 건지 아니면 직접 가서 공부한 건지
- 중국어 레벨을 1-10으로 표현할 때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 질문 시간


코로나와 판데믹 전쟁

질문은 평이한 편이었고, 이미 인터뷰를 진행 중인 사람들이 있어서 해당 주 내에 답변을 주겠다고 했다. 내가 다소 솔직하게 답변한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하고, 나보다 먼저 보는 사람들이 잘하면 먼저 뽑히겠지 싶어서 기대를 낮추려고 노력했지만 참 그러기 어려웠다. 그런데 다음날 아틀라시안 트위터에서 걱정스러운 트윗을 보게 되었다. 시드니 오피스의 서비스 프로바이더가 코로나 증상을 보여서 시드니 오피스를 닫은 것이었다.

출처 - 아틀라시안 공식 트위터


그리고 해당 주에 연락을 주겠다는 리크루터는 소식이 없었다. 그다음 주까지 기다려봤지만, 회신이 오지를 않았다. 그 와중에 호주는 최소 6개월 동안 모든 사람들의 출국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역사책에나 나올 일들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이상했다. 이런 시기에 구직을 굳이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전전긍긍하지 말고 그냥 몇 주 더 쉴까 하는 마음도 생겼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팔로업 이메일을 썼다. 떨어졌더라도 결과는 알아야 하니까.

Checking in about the Channel Specialist

Hello Jane,

I hope you're doing well. I wanted to follow up on the Channel Specialist role. I really enjoyed talking to you last week, and I'm very interested in the opportunity. I'd love to know if there's any further information I can provide during your hiring timeline.

Regards,
Nana Lee
그렇게 떨어졌다.


이렇게까지 하고 나니, 지금은 정말 해외취업을 할 때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퇴사할 때는 맨 땅에 헤딩을 하는 일이 있어도 싱가포르까지 직접 가서 구직을 해보고 포기하고 말겠노라고 외쳤지만, 지금 상황은 열정과 패기로 극복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한국에서 구직해야 하나...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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