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껏 하세요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효리 언니는 말했다, 10분이면 널 꼬실 수 있다고. 통계를 따르자면 사람이 사람한테 빠지는 데에는 10분 같은 긴 시간은 필요 없다. 3초면 첫인상이 결정되고, 0.2초면 우리는 사랑에 빠진다고 한다. 정확히는 우리의 뇌가 사랑에 빠진 것 같은 착각을 하는 옥시토신, 도파민, 아드레날린을 뿜뿜 해서 감정에 취하는 상태를 만들어버린다고 한다. 원튼 원치 않든 우리의 심장은 태도와 자세를 조종하고, 고장 나면 핸들이 빠져버린 1톤 트럭처럼 바보 같은 '나'를 만들어버린다고 한다. 아무리 경험이 많다 해도, 아무리 포커페이스를 잘 유지한다 해도 좋아하는 감정이란 결국 티가 나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어설프게 밀당을 할 바에는 차라리 대놓고 솔직해지자. 어차피 서로 다 마지막 패를 꺼내놓은 마당에 숨기는 건 시간낭비 아님?
'내 맘이 내 생각대로 조정이 안돼요, 오마이갇, 전 고장 난 걸까요?'
라고 묻는다면
‘아니요, 님은 지금 사랑에 빠진 겁니다. 병명 is LOVE, 치료방법은 마음을 표현하세요'
라고 답을 드리겠습니다
아 내가 어쩌다 저 여우 같은 것한테 홀려서...
안타깝게도 상대방은 여우 인적이 없다. 그냥 그 사람은 평소에 살던 대로 살고, 평소에 입던 대로 입고, 말하던 대로 말했을 뿐인데 당신의 눈에 씌인 러브필터가 그 사람을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고, 특별하다고 정의 내려버리는 것이다. 예측 가능한 사람이란 애초부터 없다. 사람은 자기 스스로도 1초 뒤에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는 존재인데 사랑에 빠진 우리는 괜히 '으이그 저 여우 같은 것' 하는 프레임을 씌우며 상대를 더 매력적인 존재라고 평가하게 되는 거다. 고로, 이 글을 읽는 그쪽 분도 지금 누군가에게는 여우 같은 것일 수 있다.
예쁘고 잘생긴 건 넌데 왜 내가 피곤한 거죠?
원래 그런 거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그냥 그렇게 태어난 거고 그들의 외모가 매력적이라서 우리는 상대에 빠지는 거다. 매력적인 그 상대가 당신을 보게 하느라, 그리고 그 시선과 마음을 당신과 동일시하게 하는 과정은 당연히 피곤할 수밖에 없다. 경쟁자가 생기진 않을까, 마음이 변하면 어떻게 하나, 나한테 질리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전전긍긍하느라 우리의 뇌와 심장은 과로를 하게 된다. 사랑에 빠진 당신이 지금 느끼는 피로감과 피곤함은 당연한 것! 데이트를 하고 집에 와서 곯아떨어졌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제대로 빠진 겁니다!
같이 한번 인생의 가시밭길이나 걸어볼까요?
연애는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다. 결혼은 더 지옥 같다고 한다. 얼마나 지옥길이냐면 그 고통스럽고도 긴 투옥생활을 끝낸 넬슨 만델라가 출소하자마자 선택한 게 이혼이라고 하니 말이다.
우리의 사랑이 괴롭고 고통스러운 건 사랑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아니라 인생에 침투되는 온갖 외부요인이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들어내기 때문인데, 결국 이 모든 과정을 잘 버텨내야만 최종적으로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평생 행복했답니다’를 이룰 수 있는 거다. 그러니 러브는 정말 위대한 것!! 결혼은 아주 존경을 표해야 하는 숭고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Hoxy 이 예쁜 가을에 방바닥만 긁고 있나요?
하루 빨리 우리 모두가 마음을 나눌 좋을 상대가 생기길 염원하며
13편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