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촉의 잉크.
한 방울도 떨어뜨리지 않은 채로.
새하얀 모습 그대로, 잠시 그대로 두었다.
서글픈 감정에 튀어나온 눈물 방울이 잉크가 되어
새하얗게 적셔 가득 채우는 이 종이 한 장엔.
너의 마음만 오롯이 가득 담아두고 싶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지켜낸 나의 오늘이.
너에게는 말라가는 물 한 방울의 소중함 같았을 거고.
스치듯이 무심코 보내버린 나의 찰나의 순간이
너에게는 미치도록 잡고 싶은 순간이었으리라.
우리 이제 짧지 않은 긴 인연으로.
우연 아닌 필연으로 다시 만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