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결락 Mar 30. 2020

애인愛人

애인愛人




낙동강변에서 메기탕을 먹던 술꾼이 두서없이 울었네
이십 년 전,
홀연히 객사한 바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진실로 진실로 울어버렸네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오마는
눈물로 불러보는 구슬픈 이름.
한 시절 연가가 한 소절 단장斷腸으로
끅끅, 이어지는 오후의 한 때,
솔개 날고 물고기 뛰는 섭리는
높디높으신 상제님의 관할이라 하시지만
나는 우는 남자의 지저분한 욕설을
성실히 닦아주는 섬섬옥수가 되어주겠네
뚝배기에 잡힌 벙 찐 그의 아가미에
담백한 내 젖을 물리어주겠네
기꺼이, 당신의 순정이 되어주겠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의 주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