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14
이제는 네가 무슨 삶을 원하는 지 모르겠어.
집에만 있으면 고립감과 공허감을 호소하고,
할 수 있는걸 찾아 나가면 그것도 힘들다하니,
내가 대체 너의 어느 면에 맞춰주어야 하니.
내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유를 먹기 위해 식빵을 먹는다.
대게 우유는 곁들임 음료이지만,
나는 종종 우유를 먹기 위해 식빵을 먹는다.
글을 쓰기 위해
식당 아르바이트를 한다.
웃기는 소리라고, 실패한 삶을 인정하라고
누군가 나에게 코웃음 친다.
실은 누구도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는데,
친절하게 주문하는 사람들 사이로
단 한명 날 향해 자기악을 퍼붓는 사람.
그 사람의 말소리만 왜 유독 선명하게 들리는걸까.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보다,
무슨 사람으로 날 여기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나는 우유를 먹기 위해 식빵을 먹는 사람이다.
그 사실이 뭐 그리 부끄럽다고.
최고가 아닌 최선.
최선을 다해 산다는 것은
내 뜻대로, 내 의지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더라도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한다는 것이다.
나는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것이다.
우유를 먹기 위해 식빵을 곁들이는 삶을.